충북 출렁다리 15곳 중 2곳만 안전점검 의무

입력 2020-06-08 11:21 수정 2020-06-08 11:49
충북 증평군이 40억원을 들여 만든 좌구산 명상구름다리는 총 길이 230m, 폭 2m, 최고 높이 50m 규모다. 증평군 제공.

전국의 산과 계곡, 호수 등 지역 명소마다 출렁다리가 앞 다퉈 설치되는 등 곳곳에서 출렁다리 열풍 현상이 일고 있다. 출렁다리는 환경훼손 우려가 적고 관광객 유치에 있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도가 높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출렁다리는 케이블로 지지하는 형식의 보도교로 경관 확보를 위해 산악·하천 등에 주로 건설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명확한 설치·관리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출렁다리를 법정 시설물로 지정해 관리할 것을 지자체에 권고했다.

8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관광목적으로 도내에 설치된 출렁다리는 15개에 달한다. 이중 증평 좌구산과 영동 물한계곡에 설치된 출렁다리 2개만 정기안전점검을 의무화하는 시설물안전법 제3종 시설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이곳은 안전진단 기관(전문가)을 통한 안전점검을 1년에 2회 실시하고 있다. 나머지 13개는 올해 안에 3종 시설물로 지정될 예정이다.

증평 좌구산과 괴산 산막이 옛길에 설치된 출렁다리가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좌구산 출렁다리(명상구름다리)는 총 길이 230m, 폭 2m, 최고 높이 50m 규모다. 명상구름다리를 건너면서 위쪽으로는 천문대를, 아래쪽으로는 물놀이장과 계곡 등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2017년 7월 개장한 이 출렁다리는 개장 후 전체 방문객은 40여만 명이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4만9000여명이 다녀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것이다.
괴산군이 26억5000만원을 들여 2016년 9월 개통한 연하협 구름다리는 길이 134m, 폭 2.1m다. 괴산군 제공.

괴산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산막이 옛길에 설치된 출렁다리는 소나무 출렁다리와 양반길 출렁다리, 연하협 구름다리 모두 3개다. 2016년 9월 개통한 연하협 구름다리는 길이 134m, 폭 2.1m다. 지난해 25만6000명이 방문했다.

출렁다리는 2010년 이후 급격히 늘고 커지는 추세다. 현재 전국적으로 출렁다리 166개 중 100개(60.2%)는 2010년 이후 설치됐다. 길이가 100m 이상인 대형다리는 36개다. 2012년 준공된 전남 강진군 망호 출렁다리는 716m까지 연장되기도 했다.
충북 제천시는 수산면 괴곡리 옥순대교와 괴곡리를 잇는 220m 출렁다리 건설사업을 착공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출렁다리 조감도.

제천시와 충주시도 출렁다리 건설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제천시가 조성하는 출렁다리는 오는 2021년까지 65억6900만원을 길이 220m, 폭 1.5m의 보도교로 수산면 괴곡리와 옥순대교 주차장을 연결한다. 이 다리를 준공하면 수몰로 7㎞를 우회해야 했던 괴곡리 주민들의 교통 불편도 해소할 수 있다. 충주시도 충주호를 가로지르는 331m 초대형 출렁다리 건설을 추진한다. 국내 최장 331m, 무주탑 방식(다리 양쪽을 지탱하는 주탑이 없는 방식)으로 시공할 계획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아직까지 출렁다리에 대한 설치와 안전 관리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대형 안전사고 우려를 낳고 있다”며 “정부가 올 하반기 출렁다리에 특화된 설계기준을 마련해 일선 지자체에 배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