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유튜브 졸업식 축사…“우리의 이야기가 희망과 영감이 되길”

입력 2020-06-08 10:42

“20대 청춘으로서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희가 하는 얘기가 위로와 희망이 되고 영감이 됐으면 합니다. 저희도 날것의 세상과 마주하는 아직은 서툰 20대입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인 RM은 8일 유튜브 가상 졸업식 ‘디어 클래스 오브 2020(Dear Class of 2020)’에서 이렇게 말했다. ‘디어 클래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오프라인 졸업식을 할 수 없었던 지구촌 졸업생들을 위해 유튜브가 주최한 행사였다. BTS는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 행사에 초청을 받아 12분가량의 영상 메시지를 선보였다.

RM은 “우리도 최근 (코로나19 탓에) 중요한 계획들이 물거품이 되면서 혼란한 시간을 겪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다시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며 “현재는 새로운 음악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작은 카메라와 작은 모니터를 통해 서로를 보고 있지만, 여러분이 꽃피울 미래는 훨씬 더 크고 아름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가는 요즘 섬에 갇힌 기분이라고 말하면서 “섬이기에 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오로지 나 자신에 집중하는 것, 나 자신의 틀을 깨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은 “현재 조금이라도 괜찮지 않다면 온 마음 다해 위로해주고 싶다”고 했고, 제이홉은 “내 인생을 이끄는 건 나 자신이라는 걸 꼭 기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영상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촬영한 것이었다. BTS는 졸업식 후반부에 열린 온라인 공연에서도 피날레 무대를 장식했다. 이들은 “각자만의 꿈 렛 어스 샤인(let us shine)/ 넌 누구보다 밝게 빛나”라는 가사가 담긴 자신들의 히트곡 ‘소우주’ 무대를 선보였다. 지난해 세계적인 인기를 끈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친구를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은 노래 ‘봄날’도 불렀다.

졸업식에는 BTS 외에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부 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부 장관 등이 출연했다. 팝스타들도 대거 연사로 나섰다. 비욘세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 “(플로이드의 죽음은) 우리 모두를 낙담하게 했다”고 했고, 레이디 가가는 “변화는 일어날 것이고, 그것은 좋은 방향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외에도 밴드 U2의 보컬인 보노를 비롯해 저스틴 팀버레이크, 션 멘데스, 테일러 스위프트 등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는 졸업식 영상 메시지와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분노가 모이면 역사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친구에게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행사하는 데 동참하자고 권하라”면서 “당신의 특권과 목소리를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해라”고 당부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