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리 정부 향해 ‘저능아’ 막말…눈치만 보는 南

입력 2020-06-08 09:10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남측을 비난하는 군중집회를 연일 개최하고 있다. 또 남측 정부를 향해 ‘저능아’라며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데, 대북전단 살포 제한 등의 조치는 필요하지만 정부가 너무 북한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노동계급과 직맹원들의 항의 군중집회가 지난 7일 개성시 문화회관 앞마당에서 열렸다. 주영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장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비난 담화를 낭독한 뒤 참가자들의 연설이 이어졌다.

연설자들은 남측 시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두고 “사람값에도 들지 못하는 것들이 함부로 우리의 생명이고 넋이며 삶의 전부인 최고 존엄까지 건드리고 민족의 신성한 핵까지 모독했으니 이것은 천추에 용납 못할 특대 범죄 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면전에서 거리낌 없이 자행된 이런 악의에 찬 행위들이 방치되고있는 것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남측 정부를 향해 “인간쓰레기들이 저지른 역적 행위를 마치 아차해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듯이 떠들어대는 저능아적인 추태”를 보이고 있다며 “적은 어디까지나 적이라는 철리를 다시금 뼈에 새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은 지난 5일(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 평양종합병원 건설 노동자 군중집회)과 지난 6일(청년학생 항의군중집회)에도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을 규탄하는 군중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6~7일에 이어 이날도 김 제1부부장 담화 관련 각계 주민들의 반향을 전했다. 장혁 철도상, 윤희옥 중앙계급교양관 부관장, 홍철화 사회과학원 법률연구소 소장, 김정철 룡천군 장산협동농장 관리위원장, 홍영삼 고려성균관 강좌장은 최고 존엄 모독에 대한 징벌을 촉구했다.

북한이 대북전단과 관련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남 적대시 기조를 강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성과 미진 책임을 남측에 돌려 내부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