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에서 의붓아버지와 친어머니에 의한 잔인한 학대 사건이 또 발생해 대중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 아동은 의붓아버지의 폭행을 피해 도망치다 한 시민에 의해 구조됐다. 구조 당시 모습이 방송을 통해 공개돼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채널A는 지난달 29일 오후 6시20분쯤 의붓아버지의 폭행을 피해 도망쳐 나온 A양(9)의 모습이 담긴 한 편의점 CCTV영상을 7일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 A양은 맨발에 어른용 슬리퍼를 신고 한 시민과 함께 편의점 안으로 들어왔다.
아이는 긴 소매 상의에 반바지를 입은 탓에 앙상한 다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때문에 또래에 비해 마른 체형으로 보인다. 맨발에 커다란 어른 슬리퍼를 신은 아이는 쭈뼛쭈뼛했다. 그런 아이를 달래던 시민이 계산대에서 결재하는 사이, 아이는 불안한 듯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후 시민은 아이의 손에 약을 발라주고 음식을 건넸다. 아이를 구조한 시민 송은정씨는 채널A에 “맨발에다가 일반적인 아이의 모습이 아니었다”며 “멍이 이렇게 들어 있었고 흙투성이에다가 배고프다고 해서 데려와서... 많이 굶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목격자도 “애가 덜덜 떨면서 자기 아빠가 지졌다면서 손을 보여줬다”며 “얼굴은 식별 불가능할 정도였다. 잘 못 쳐다보겠더라”고 매체에 말했다. 아이는 양쪽 눈을 포함해 온몸 곳곳이 멍투성이였으며 손엔 심한 화상을 입어 지문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초등학생 딸을 학대한 혐의로 의붓아버지 B씨(35)와 친모 C씨(27)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부터 최근까지 A양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부부는 2년 전 재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딸이 말을 듣지 않아 그랬다”면서 일부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는 아동 기간의 보호를 받으며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부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기로 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여행 가방 속에 감금돼 숨진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공분했다.
특히 여행 가방에 감금됐다 숨진 아동이 과거 학대 정황으로 경찰조사를 받았지만 가해자가 있는 집으로 되돌아갔다가 결국 변을 당했다는 사실을 떠올린 네티즌들은 “집으로 절대 보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아이가 용기를 내 탈출해줘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많은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살아줘서 고맙다” “이 아이는 국가에서 보호해달라” “가해 부모는 친권을 박탈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