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빴던 기념일이었다. K리그 500경기 출장을 맞은 성남 FC 골키퍼 김영광이 상대 대구 FC의 강력한 공격을 맞아 선방쇼에도 2실점 하며 다소 아쉬운 하루를 보냈다.
김영광의 소속팀 성남은 7일 하나원큐 K리그1 2020 5라운드 대구와의 홈경기에서 1대 2로 역전패했다. 이전 라운드까지 리그 3위였던 성남은 이번 첫 패배로 리그 순위 5위로 쳐졌다. 경기에 앞서 양팀 선수들은 김영광의 단독 입장에 맞춰 500경기 출장을 축하하며 경기장 양쪽에 도열해 박수를 쳤다.
김영광은 이날 첫승이 간절한 대구 공격진의 포화로부터 성남 골문을 막아내느라 고전했다. 세징야와 김대원, 에드가를 앞세운 대구는 시작부터 성남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지난 시즌의 화끈한 공격력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전반 시작과 함께 김영광의 선방은 시작됐다. 전반 시작과 함께 김대원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감아차기 슛을 시도할 것처럼 하다가 페널티박스 정면 빈 공간에 쇄도한 세징야에게 공을 찔러줬다. 일대일 찬스였지만 김영광은 세징야의 슛을 깔끔하게 막아내며 경기 첫 선방을 기록했다.
전반 38분에는 에드가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받아 상대 수비를 단 채로 버티다가 오른발 강슛을 날렸으나 김영광이 다시 선방했다. 전반 43분에는 세징야가 김대원이 슬쩍 밀어준 공을 페널티박스 정면 오른쪽에서 깔아차는 슈팅을 연결했지만 왼쪽 골포스트에 맞고 나왔다.
후반 들어 페널티킥으로 성남이 선취득점에 성공했지만 경기 양상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후반 20분 프리킥 상황에서 세징야의 긴 크로스를 받아 20분 에드가가 뛰어들며 그대로 헤딩골 성공했다. 김영광이 몸을 날리며 손을 뻗어봤지만 어쩔 수 없었다. 김영광은 5분 뒤 에드가가 대구 수비를 이겨내며 몸으로 공을 몰고 들어온 상황에서도 재빠르게 쇄도하며 선방을 추가했다.
이어진 대구의 역전골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세징야의 킥을 받아 수비수 정태욱이 김영광을 뚫고 그대로 헤딩을 꽂아넣었다. 역전한 이후에도 대구는 공격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성남을 몰아붙였다.
김남일 성남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영광의 500번째 출전을 맞아 (팀원들에게) 다른 것보다 경기를 이겨주길 바랐는데 아쉽다”면서 “김영광이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남에서 저와 500경기 뿐만이 아니라 600경기, 700경기도 함께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남=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