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백서’ 발간… “피나는 노력” “막대한 희생” 강조

입력 2020-06-07 18:00 수정 2020-06-07 18:14
쉬린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장관급)이 7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태 방제 중국 행동' 백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방역에 큰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자체 평가한 백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 첫 환자 발생이 보고된 이후 약 6개월 만에 방역 성과를 총정리한 공식 문건을 내놓은 것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책임론을 거듭 반박하면서 관련 소송이나 배상 요구를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중국 최고 행정기관인 국무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사태 방제 중국 행동’ 백서를 공개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이 백서는 중국의 전염병 대항 과정을 사실적으로 기록한 중요 문헌으로 전체 3만7000자, 4개 본문으로 구성돼 있다.

백서는 “전대미문의 천재지변 속에서 중국은 과감한 방제전을 벌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과 정부 주도하에 신속한 행동이 이뤄졌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지휘에 나서 인민의 힘을 모았다는 자화자찬성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은 피나는 노력과 막대한 희생 끝에 전세를 역전시켜 한 달여 만에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고 두 달여 만에 신규 확진자 발생 건수를 한 자릿수로 억제했다”고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일 베이징에서 의료 분야 전문가와 학자들을 모아 좌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코로나19 방역 노력이 중대한 전략적 성과를 거뒀다며 이는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과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신화연합뉴스

백서는 특히 미국이 제기하는 중국 책임론을 적극 반박했다. 백서는 “인류 공동의 적은 바이러스이지 특정 국가나 종족이 아니다”며 “중국은 전염병의 피해국이자 전 세계 방제 공헌국이므로 공정하게 대우를 받아야지 비난받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 기원은 과학적인 문제로 전문가들의 연구가 필요하다”며 “중국은 소송 남용이나 배상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왕즈강 과학기술부장은 중국 과학자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개발 중인 백신이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성공적으로 출시되면 글로벌 공공재로 만들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 정부가 방역 성과를 강조한 백서를 발간한 이날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는 7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사망자는 40만명을 넘어섰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와 연관된 사망자 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 전염병 중 하나인 말라리아로 인해 매년 사망하는 사람의 수와 같아졌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 1월 우한에서 첫 사망자가 보고된 이래 전 세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서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30만명에서 40만명으로 늘어나는 데는 2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