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 여성을 성착취한 ‘박사’ 조주빈(24·구속기소)의 근황이 네티즌의 눈길을 끌고 있다. 조주빈은 이번 주 본격화되는 재판을 앞두고 거의 매일 반성문을 제출 중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사건 검색에 따르면 조주빈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다. 그는 4월 29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직후인 지난달 1일 첫 반성문을 제출한 바 있다.
조주빈의 이같은 근황은 ‘1일 1반성문 쓰는 중인 조주빈’ 등의 제목으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졌다. ‘1일 1반성문’은 하루에 한 번씩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네티즌은 “진짜로 반성하는 것은 아닐 것 같다” “진심이 안 담긴 반성은 필요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조주빈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피해자 25명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텔레그램에서 판매·배포하는 등 총 14개의 혐의를 받는다. 확인된 피해자 중 8명은 아동·청소년으로, 검찰은 지난 4월 13일 조주빈을 구속기소했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현우)는 11일 오후 2시 조주빈의 첫 공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범인 ‘태평양’ 이모(16)군, 사회복무요원(공익요원) 강모(24)씨도 함께 재판을 받는다.
첫 공판에서는 조주빈 등이 동의하지 않은 피해자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피해자들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용에 따라 일부 재판 과정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2차례 공판준비기일에서 조주빈 측 변호인은 “나머지 공소사실은 모두 동의한다”면서도 아동·청소년을 협박해 강제추행한 일부 혐의와 피해 여성에게 다른 여성의 몰래카메라를 찍게 한 강요 및 강요미수 혐의는 부인한다고 밝혔다.
박사방 직원인 한모(27)씨와 랜덤 채팅앱을 통해 피해 여성에게 접근한 뒤, 협박하며 유사성행위 및 강간을 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범죄사실 대부분을 인정하지만, 사실관계가 약간 다른 부분이 있다”며 “대다수의 협박은 인정하지만 성범죄 원인이 협박 등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부인한다”고 말했다.
또 회원 규모가 26만명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무료인 일반방에서 많아야 1000명대이고, 유료는 수십명 아닐까 추측한다”고 했다. 아울러 “집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범한 범죄는 (전자발찌) 부착 명령이 나온다고 해서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검찰의 전자발찌 부착명령 청구에 대한 기각을 요청하기도 했다.
조주빈은 첫 준비기일에는 법정에 나왔지만, 2차 준비기일에서는 구치소 내 교도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돼 불출석했다. 이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조주빈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