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9·19 남북군사합의를 통해 지상·해상·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해 11월부터 군사분계선(MDL) 5㎞ 이내에서 벌어지는 포병 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이 중단됐다. 해상에서는 북방한계선(NLL) 일대인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 수역, 동해 남측 속초 이북부터 북측 통천 이남까지 수역에서 포 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이 중지됐다.
합의는 또 남북 모두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포신에 덮개를 설치하고 포문 폐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역시 원칙적으로 모두 철수하기로 했으며 시범 조치로 남북 모두 상호 1km 이내 근접한 GP 10개를 파괴했다.
북한이 이같은 군사합의 파기에 나선다면 앞서 중단된 적대 행위를 재개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있다. 대남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당 통일전선부는 “적은 역시 적”이라며 “남측이 골머리가 아파할 일판” 등등 무력도발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계속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북한이 해상 완충지역에 해안포를 재배치한 뒤 사격 훈련을 하는 방식으로 군사 도발이 이뤄질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미 북한은 지난해 11월 완충지역 안에 위치한 서해 창린도에서 해안포를 발사한 적이 있다. 이는 명백한 군사합의 위반이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까지 했다.
아울러 GP 철수를 철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철거된 GP를 재건하거나 기존 GP에 병력을 충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GP는 지난달 3일에 있었던 총격 사건처럼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 위험이 상당히 큰 곳이다.
이보다 수위가 높은 도발 가능성도 언급된다. 북한은 지난달 말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선언한 뒤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3발을 탑재할 수 있는 3000t급 신형 잠수함을 선보인다면 미국과 우리 정부를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7일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 다시 시작된 것 같다”며 “한·미의 반응을 보며 도발 수위를 점점 높여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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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