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안전처 인증을 받은 비말차단마스크(KF-AD)의 온라인 판매가 시작됐지만 한꺼번에 수백만명이 접속해 사이트가 멈추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 이를 틈타 중고거래사이트에는 3배가 넘는 가격으로 비말차단마스크를 되판다는 글도 등장했다.
직장인 김지영(28·여)씨는 지난 5일 오전 8시30분쯤 출근길 지하철에서도 휴대전화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오전 9시부터 비말차단마스크를 판매하는 ‘웰킵스몰’에 접속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버가 다운되는 바람에 1장도 사지 못했다. 회사에서도 틈틈이 접속을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이날 웰킵스몰이 정상화된 시점은 오후 5시쯤. 일찌감치 상품이 매진된 후였다.
김씨는 “비말차단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웰킵스몰은 평일에만 판매하는데 일하면서 종일 쇼핑몰만 쳐다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직장인은 마스크도 사지 말라는 거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비말차단마스크도 마스크 5부제 등으로 시민들이 공정하게 확보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정된 물량에 불만을 표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정은하(26·여)씨는 장바구니 화면까지 들어갔지만 화면을 새로고침하자 사이트가 먹통이 돼 사지 못했다. 정씨는 “하루 물량이 20만장인데 1명이 30장씩 사면 6000여명밖에 못사는 분량”이라고 지적했다. 정씨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며 “사기업이더라도 비상시국인만큼 선착순 판매 방식을 고수하는 건 꼭 옳지는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보건용 마스크 착용에 불편함을 느꼈던 시민들이 여름을 앞두고 가볍고 숨쉬기 쉬운 비말차단마스크를 찾으면서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세한 침방울을 차단해 ‘AD(Anti Droplet)’라는 명칭이 붙은 비말차단마스크의 비말 입자 차단 성능은 KF 기준 55~80%수준이다. 판매가도 1매당 500~600원으로 공적마스크보다 3배가량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다.
중고거래사이트에선 이미 재판매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온라인으로 비말차단마스크를 구매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고 웰킵스몰에선 평일에만 판매하기 때문이다. 한 중고거래사이트에는 7일 정가의 3배가 넘는 가격인 ‘30매 5만원’에 마스크를 재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재판매를 요청하는 이용자들 역시 정가 2배 이상으로 마스크를 산다는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물량이 제한돼 비말차단마스크 품귀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웰킵스몰 관계자는 “금요일에 준비한 물량 20만장은 전부 소진됐고 8일과 9일 비슷한 분량으로 판매를 재개한다”며 “KF80·KF90을 생산하는 기계에서 비말차단마스크를 같이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량을 갑자기 확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판매량 추이를 보면서 생산량을 늘릴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