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제65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나라를 위해 희생한 애국 영웅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안중근 의사가 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글귀인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은 군인의 본분)을 인용하며 추념사를 시작했다. 이어 6·25 전쟁 참전용사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이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나라를 위한 희생을 국가가 반드시 기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문 대통령은 6·25 참전 영웅 중 한강 방어선 전투를 지휘하며 북한군의 남하를 막아낸 광복군 참모장 김홍일 장군을 거명했다. 또 기병대 대장으로 활동한 광복군 유격대장 장철부 중령의 이름도 불렀다. 마지막 순간까지 딸의 돌 사진과 부치지 못한 편지를 품고 강원도 양구 전투에서 전사한 임춘수 소령에게도 감사함을 표했다.
임 소령의 딸인 임욱자씨가 ‘70년 만에 아버지에게 보내는 답장’을 낭독한 뒤 단상에서 내려오자 문 대통령은 일어나 인사하고 임씨를 자리까지 안내했다.
문 대통령은 6·25 전쟁에 참전한 간호장교 3명도 소개했다. 독립운동가 이상설 선생의 외손녀이자 국군간호사관학교 1기 출신 이현원 중위, 6·25 전쟁 당시 백골부대 간호장교로 복무한 고(故) 오금손 대위,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에서 활약한 고 김필달 대령을 차례로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식 후 김필달 대령과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 전사자인 남궁선 이등중사의 묘역을 찾았다. 역대 간호장교 묘역을 찾은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6·25 참전은 물론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현장에서 헌신하는 간호장교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았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또 지난해 5월 남궁선 이등중사의 유해 발굴 과정과 함께 미확인 신원 유해가 적지 않다는 설명을 듣자 문 대통령은 “유족들이 유전자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많이 홍보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지금 남쪽 지역만 발굴 작업을 하고 있는데 북쪽 비무장지대까지 발굴되면 훨씬 더 많은 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유해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