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강원 FC를 맞아 홈에서 석패를 당했다. 2무 3패로 5라운드째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최하위권으로 쳐지는 모습이다. 반면 강원은 귀중한 1승을 챙기며 선두권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인천은 5일 홈구장 인천 중구 숭의아레나(인천축구전용경기장)로 강원을 불러들여 하나원큐 K리그1 2020 5라운드 홈경기를 치른 끝에 후반 막판 상대 선수 고무열에게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줘 1대 2로 패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과 올림픽 대표팀 김학범 감독, 투병 중인 유상철 인천 명예감독도 자리해 관전했다.
최하위 광주 FC와 불과 승점 1점차로 11위에 머물던 인천으로서는 시즌 첫 승이 간절했다. 직전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단단하던 수비마저 무너지며 1대 4 대패를 허용했던 터라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반면 강원 FC는 1위 전북 현대를 홈에서 1대 0으로 격파한 상승세를 이어나가 선두권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였다.
경기 초반은 공격축구로 유명한 강원의 ‘병수볼’과 인천의 ‘짠물축구’가 부딪히는 양상이었다. 인천 임완섭 감독이 내세운 스리백과 김성주, 정동윤의 윙백은 강원의 강점인 측면으로 향하는 패스를 미리부터 차단하는 데 집중했다. 여기 임은수가 스리백 앞 중원에서 강원의 공격을 먼저 저지하고 공을 연결했다. 강원의 공격진은 자리를 수차례 바꿔가며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인천 수비를 교란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공격수 김지현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가 적지 않아 보였다.
첫 골은 의외의 시점에 터져나왔다. 강원이 공격을 주도하던 전반 21분 인천의 우측 윙백 정동연이 측면에서 채광훈 등 강원 수비진을 한번에 돌파하며 공간을 만들었다. 페널티박스까지 전진한 정동연은 지체않고 낮고 빠르게 안쪽으로 공을 연결했다. 이에 김호남이 중앙에서 순간적으로 뒷공간으로 쇄도, 침착하게 상대 골문 좌측으로 논스톱 슈팅을 연결했다. 강원 이범수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골이었다.
강원의 동점골도 금방 터졌다. 역습상황에서 공을 몰고 전진하던 강원의 왼쪽 풀백 채광훈이 상대 스리백이 뒤로 물러선 틈을 타 측면에서 페널티박스 정면으로 공을 몰고 전진했다. 변칙적인 드리블 방향에 인천 수비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순간 채광훈은 인천 수비수 문광훈을 앞에두고 오른발 중거리 슛을 날렸다. 공은 인천의 골문 왼쪽 상단으로 시원하게 날아가 꽂혔다. 이후에도 강원은 고무열이 코너킥 상황에서 인천 골문을 위협했으나 정산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들어서 양팀은 공방을 주고받았다. 후반 30분 인천 공격수 무고사가 역습상황에서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받아 상대 수비를 속이고 왼발 슛을 시도했으나 아깝게 골대 위로 지나갔다. 공격을 주도하던 강원도 후반 33분 이현식이 찬 슛이 정산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경기를 결정지은 건 후반 막판 페널티킥 골이었다. 강원 고무열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측면 크로스를 기다리던 중 인천 문지환에게 잡혀 넘어지는 장면이 주심에게 지적,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직접 키커로 나선 고무열은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고 골망 왼쪽으로 공을 차넣었다. 이번 승리로 강원은 시즌 3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승점 10점을 쌓았다. 반면 인천은 다시 한번 시즌 첫승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인천=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