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룟 유다

입력 2020-06-04 22:19

이영은 목사
서울 마라나타 교회

본문 : 요한복음 13장 1~30절

예수님의 택하신 열두 제자 중에 가룟 유다의 자리도 있었습니다. 가룟 유다도 택하신 제자인가? 왜 그가 거기 끼어 있어야 하는가?

게다가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역은 마귀가 가룟유다의 마음에 예수님을 팔려는 생각을 넣으면서 부터 일이 빠르게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마귀가 한 사람을 택하여 그 사람의 생각 속에 악한 일을 넣으면 그 사람을 통해서 악이 진행되기 시작하는데 쉽게 제어가 안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인 것 같지만 이미 영적인 싸움으로 진입했기 때문에 기도와 금식 으로 밖에는 이길 수가 없습니다.

영적으로 대적해서 악한 영이 물러가야만 이길 수가 있습니다.

악을 제거하고 영을 물리치고서 비로소 주의 뜻이 이루어지는 게 아니었던가요?

그런데 예수님은 가룟 유다가 무엇을 할지 다 알고 계시면서 그 자리에 그대로 두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제자들과 차별 없이 여전히 동일 하게 사랑하셨습니다.

똑같이 발을 씻겨 주시고 떡을 떼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제자들이 다 함께 있던 자리에서 자기를 팔 사람이 그 중에 있다고 하시고 그게 가룟유다 인 것을 다 밝혀 주셨습니다.

떡을 떼실 때에는 “네가 하는 일을 속히 하라”고 하시면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씀해 주셨지만, 그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 중에서 아무도 예수님이 가룟 유다에게 말씀하시는 뜻이 무엇인지를 몰랐습니다.

진실을 직접적으로 말을 해 줘도 자기가 생각하는 한계 안에서 쉽게 믿지 못합니다.

가룟 유다는 예수님의 제자공동체의 재정을 맡아서 관리했습니다.

그만큼 믿을 만하고 성실하며 정확한 사람이었겠지요,
삽화=국민일보 그림창고.

설마 우리 가운데 예수님을 십자가 죽음에 넘겨줄 사람이 있을까.

그것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겠지만 그 사람이 가룟유다 인 것도 믿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제자들을 경악하게 했을 가롯유다 처럼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 납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겉모습만으로 사람의 이중적인 속을 알 길이 없습니다.

가롯 유다의 마음에 예수님을 팔려는 생각을 넣어 주었던 마귀는 가룟 유다가 예수님이 떼어주신 떡을 받은 후에 아예 가룟 유다의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마귀는 가룟 유다의 마음이 악한 생각을 받을 만한 적절한 장소인 것을 보고 무너진 틈을 타서 가룟 유다의 속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단순한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할 수 있었지만 복잡하고 생각 많고 돈 계산 잘하고 꼼꼼한 가룟 유다는 예수님에 대한 자기 생각의 틀을 쉽게 고치지 못했을 것입니다.

나름 자기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는 일을 했을 것입니다.

그 생각 속으로 마귀가 틈을 타서 들어갔던 것입니다. 이미 마귀가 가룟 유다 안에서 운전을 시작할 때 저항 못하고 악이 이끄는 대로 끌려 갈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결국 가룟 유다는 그렇게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데 악한 일에 쓰임 받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악도 자기가 맡은 대로 적절하게 쓰임 받으면서 이루어 집니다.

악도 하나님의 손안에서는 그분의 뜻을 이루는 도구가 됩니다.

단지 악에게 쓰임 받는 그 사람이 불행이지요, 악이 쓰임 받을 때는 마귀도 개입을 하게 됩니다. 악은 마귀에게 속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마귀는 가룟 유다를 잘 이용해서 쓴 후에 처참하게 버립니다.

온 인류를 구원하시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진행되는 동안 한쪽 구석에서는 스스로 목을 맨 가룟 유다의 시체가 황량하게 달려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