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국회개원에 통합당 “단독개원 한 차례뿐”…등원거부 시사

입력 2020-06-04 17:40 수정 2020-06-04 17:45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의 5일 개원 강행 드라이브에 등원 거부를 시사하며 맞대응했다. 177석 슈퍼 여당의 독주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당은 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등원 거부를 논의했다. 이날 의총에 참석한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는 야당이 존재하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다”며 “성급한 마음이 들더라도 인내를 가지고 끝까지 협상을 하면서 저항을 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민주주의 억압 시절에도 국회에서는 일정한 관행을 가지고 여야 간 합의를 통해 모든 게 이뤄졌다”며 단독 개원을 밀어붙이고 있는 여당을 비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국회 개원사를 보면 67년 7월 10일 무려 43년 전에 한 차례 단독 개원이 있었다”며 “의장이 없는 상황이니까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가 있을 때만 본회의를 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임기 개시 후 1주일이 되는 날 국회의장을 선출한다는 국회법을 내세우는 데 대해 “강행규정이 아니라 훈시규정”이라고 반박했다.

통합당이 등원 거부를 시사한 건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구성 협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포석이다. 또 민주당 단독 개원에 끌려가게 된다면 상임위원장 강제 배정 사태까지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4년간 이어질 21대 국회 주도권 싸움에서도 통합당이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의총에서는 통합당도 일단 5일 등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등원 거부가 자칫 ‘발목잡기’로 여론에 비치면서 비판을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민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안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슈퍼 여당의 모습은 상대는 굶고 있는데 자신은 양손에 떡을 들고 입으로 하나 더 물려는 모습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여당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무엇이 걱정돼어 이런 식의 협상태도를 보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야당에 법사위원장 주겠다고 약속하고 5일에 의장단을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