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IBK기업은행이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혔던 러시아 국가대표 라이트 안나 라자레바(23)를 품는 기쁨을 맛봤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4일 서울 강남의 리베라호텔에서 2020 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각 팀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순위의 역순으로 지명 순서 추첨 확률을 부여받았다. 총 120개의 추첨 구슬 중 최하위였던 한국도로공사가 30개를 차지했고, 그 다음부터는 4개씩 줄어들어 1위였던 현대건설은 10개의 공만을 확보하는 방식이었다.
파란색 구슬 26개를 받은 IBK기업은행(5위)은 1순위 지명권을 얻는 ‘행운의 팀’이 된 뒤 주저없이 라자레바를 지명했다. 라자레바는 신장 190㎝의 신장을 앞세운 공격력과 블로킹 능력, 준수한 경기 운영능력이 장점이다. 지난 시즌엔 프랑스리그에서 뛰며 득점 2위(445득점)에 오르기도 했다.
라자레바는 지명이 끝난 뒤 “좋은 팀에 가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첫 시즌이지만 좋은 리그라고 들었고, 유럽과 다르다고 알고 있다”며 “저에겐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 김연경 선수에 대해 많이 들었는데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3순위 지명권을 받은 한국도로공사는 191㎝의 장신 라이트 공격수 켈시 페인(25·미국)을 데려왔다. 페인은 지난 시즌 스위스 VC 칸티 샤프하우젠 소속으로 유럽 무대에서 뛰며 리그 득점 3위에 오른 선수로, 탄탄한 공격력과 블로킹 능력이 기대된다. 페인은 “블로킹은 라이트 공격수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다. 공격적으로 해보겠다”며 “좋은 리그고, 좋은 선수와 팀이 있다고 알고 있다. 어떤 레벨로 성장할 수 있는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5순위가 된 현대건설은 터키리그 베스트7 출신 레프트 공격수 헬레네 루소(29·벨기에)를 선발했다. 루소는 볼을 다루는 테크닉이 준수하고 리시브 능력까지 갖춘 선수로 평가 받는다. 신장은 187㎝다. 루소는 “득점을 많이 하는게 저의 장점이지만 좋은 리시브를 통해서도 구단에 도움이 되겠다”며 “리그와 팬들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KGC인삼공사와 GS칼텍스는 드래프트 이전 재계약으로 지난 시즌에도 한국 무대를 누볐던 발렌티나 디우프(27·이탈리아), 메레타 러츠(26·미국)와 각각 재계약했다. 이날 드래프트 순번이 6번으로 밀린 흥국생명도 루시아 프레스코(26·아르헨티나)를 재지명하는 선택을 했다. 결과적으로 팬들은 ‘반가운 얼굴’ 3명의 활약을 다음 시즌에도 볼 수 있게 됐다.
러츠는 “리그를 끝까지 했다면 흥미로운 챔프전이 됐을 것 같은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리그가 중간에 취소돼 아쉬웠다”며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루시아도 “많은 기대는 안했는데 다시 선택돼 행복 그 이상”이라며 “지난 시즌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각 구단에 뽑힌 6명의 선수들은 오는 8월 1일부터 각 구단으로 합류해 같은 달 22일부터 9월 5일까지 제천에서 열리는 컵대회 일정에 맞춰 몸을 끌어올린다. 다음 시즌 V-리그는 10월 17일 개막이 예정돼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