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삐라, 참으로 백해무익”…김여정 담화엔 “논평 않겠다”

입력 2020-06-04 15:51

청와대는 4일 “대북 삐라(전단)는 참으로 백해무익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에 대해서는 직접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전단 살포를 비판하며 “안보에 위해를 가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부가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통일부가 접경지역에서 긴장이 조성되지 않도록 전단 살포를 막겠다는 뜻을 밝힌 뒤 청와대가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청와대는 전단 살포를 맹비난한 김 제1부부장의 담화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겠다”며 ‘로키(절제된 대응)’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김 제1부부장이 담화에서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 개성공단 폐쇄 등을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남북 합의가 준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는 4·27 판문점선언과 9·19 군사합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년 판문점과 평양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각종 남북 합의가 대북 전단 살포 문제로 파기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4·27 판문점선언에서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한 바 있다.

통일부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전단 대응 방안을 내놓고, 청와대도 전단 살포를 강한 어조로 비판한 것도 이 같은 남북 정상의 합의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