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주미대사 “트럼프 G7회의 초청은 세계질서 참여 초청장”

입력 2020-06-04 14:28
이수혁 주미대사, 워싱턴 특파원 ‘화상 간담회’
“한국, 이제는 미·중 사이서 선택할 수 있는 국가”
미국, 남북철도사업 일부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이수혁 주미 대사

이수혁 주미 대사는 3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간 갈등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우리가 미·중 사이에 끼어서 선택을 강요받을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우리가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확대 의사를 밝히면서 G7 회의에 한국을 초청한 것에 대해선 “새로운 세계 질서를 형성하고 관리해 나가는 데에 있어 참여할 수 있는 초대장을 받은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이 대사는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 진행한 화상 간담회에서 격화되는 미·중 갈등 속에 한국이 난처한 상황에 놓을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우리 스스로 양국택일의 상황에 빠질 것이라는 과거 자기 예언적 프레임에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가둘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세계질서의 변화를 더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그 속에서 우리의 국익과 국격의 극대화를 전략적으로 도모할 만큼 충분히 성장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 전화통화에서 “G7 체제는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G11(주요 11개국)이나 G12(주요 12개국)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히면서 그 구상 속에 한국을 포함시킨 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사는 “(이는) 세계질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반영한 측면이 있다”면서 “만일 G11 내지 G12 정상회의가 성사된다면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구성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을 옵서버로 초청한 것인지, 정식 회원국으로 초청한 것인지 대해서는 아직 최종 확정 통보가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사는 이어 “한·미 양국은 방위비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 나가고 있으며 특히 북핵,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논의를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중점적 남북 협력 사업으로 추진하는 남북 철도 연결 문제와 관련, 미국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정부분 긍정적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사는 ‘흑인 사망’ 사건으로 미국에서 번지고 있는 시위와 관련해 “주미 대사관 전 부서가 참여하는 비상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