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김여정 담화, 협박아냐…우리가 성의 보여야 대화”

입력 2020-06-04 13:08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에서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내비친 데 대해 “협박이라기보다 우리 측에게 ‘성의를 보여주면 우리(북한)도 다시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북측의 말은 항상 ‘최악의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겠다’는 협박보다 그 반대의 경우에는 그들이 우호적인 태도로 바뀔 수 있다는 숨은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최측근인 김여정 부부장이 과연 대북전단 정도의 작은 일 때문에 직접 나섰을까”라며 “지금 북측은 코로나 위기로 그렇지 않아도 어렵던 나라 사정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자존심과 체면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노골적으로 남측에 교류재개를 제안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탈북민들의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이 이번에 자기 동네에서 동족을 향한 악의에 찬 잡음이 나온 데 대해 응분의 조처를 따라세우지 못한다면 그것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쓸모없이 버림받고 있는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있어야 시끄럽기밖에 더하지 않은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하여튼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일부는 김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접경지역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위협을 초래하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살포된 대북전단 대부분이 국내 지역에서 발견되고 접경지역의 환경오염, 폐기물 수거 부담 등 지역주민들의 생활여건을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31일 경기 김포에서 대북전단 50만장과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000장, 메모리카드 1000개를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보냈다. 대북전단에는 ‘7기 4차 당 중앙군사위에서 새 전략 핵무기로 충격적 행동하겠다는 위선자 김정은’이라는 문구 등을 실었다. 이 단체는 4~5월에 3차례 대북전단을 북으로 날려보낸 바 있다.

여 대변인은 ‘대북전단 살포를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라 고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이루어진 행위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오는 25일에도 대북전단 살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