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온라인 중간고사 또 부정행위…이번엔 건국대

입력 2020-06-03 22:2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중간고사를 치른 건국대의 한 단과대 강의에서 일부 학생들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각 대학별로 부정행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적발되면서 교육부와 대학 측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건국대에 따르면 이 대학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한 교수는 자신의 온라인 강의 사이트에 글을 올리고 지난 4월 중간고사 당시 온라인 시험을 치른 학생들 사이에 부정행위가 일었다는 사실을 수강생으로부터 제보받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해당 글에서 “몇 학생들이 그룹으로 시험을 치렀고 대리시험을 치렀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해당 학생들은 6월 3일 오후 1시 이내로 연락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해당 교수는 “대부분의 학생이 중간고사를 성실히 공부하고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유감스러운 상황이 발생하여 채점이 늦어지고 있으니 양해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건국대 측은 이번 사안을 인지하고 있으며 징계 방침 등 처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인하대 의대생들이 온라인 단원평가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이 드러난 데 이어 서강대 수학과 한 강의에서도 온라인 중간고사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던 게 밝혀졌다. 일부 학생들은 시험이 온라인으로 치러진다는 점을 악용해 집단으로 모여 서로 답안을 논의하고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 대학은 부정행위 방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온라인 시험을 진행하면서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응시생의 신분과 연습장을 확인하고 시험을 감독할 예정이다. 또 단답형 대신 서술형 문제를 내 부정행위 가능성을 줄일 예정이다.

일부 학생들은 비대면 시험 원칙을 지키면서도 공정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는 “학생들의 우려를 받아들여 기말 평가를 전면 비대면으로 실시하라”라며 “대신 모든 과목에 절대 평가 방식을 도입할 것, 비대면 오픈북 시험, 줌(화상회의 소프트웨어) 카메라·음소거 해제 등을 이용한 부정행위 방지, 레포트 대체 등 가능한 대안을 적극 고안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일부 대학 시험과 입사 시험에 쓰이는 ‘프록토리오(Proctorio)’ 같은 온라인 감시 프로그램 도입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다만 해당 프로그램이 과도하게 개인 정보를 침해한다는 반박도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