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대비 위해…중기부, 3조7000억 추경 편성

입력 2020-06-03 17:02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고용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2020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차 추경예산안(3조1000억원)보다 6000억원 늘어난 3조7000억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중기부는 ‘코로나19 그 후’에 방점을 찍고 예산안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중기부의 예산안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춘 변화 지원’과 ‘소비 진작 및 금융 지원’의 두 가지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시대 변화에 따른 지원에는 총 6641억원을, 소비 진작과 금융 지원에는 3조87억원을 배정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포스트 코로나엔…온라인·비대면과 AI, 그린이 키워드
먼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온라인·비대면 분야에 대한 집중 육성에 5817억원이 반영됐다. 지난 4월 기준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6.9% 증가하는 동안 오프라인 유동업체 매출은 17.6% 감소하는 등 오프라인 매출이 줄면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구체적으로 보면 중소·벤처기업 밀집 거점 1562개소에 공동화상회의 인프라를 구축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연말까지 8만개 중소·벤처기업이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 비대면 업무를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바우처 프로그램(연 400만원)에 311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 비대면·온라인 소비 확산 트렌드에 따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도 실시간 숍스트리밍(인터넷으로 보는 TV홈쇼핑 방송) 등이 가능하도록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을 신설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D(Data)·N(Network)·A(AI)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505억원을 반영했다. 소상인에게는 스마트 상점(스마트 미러·물류·서빙·오더 등 가능)을 5400여개 점포에 추가로 보급하고, 소공인 작업장에는 수작업 공정에 기기자동화, IoT센서 등을 접목한 스마트화 지원을 60개 작업장에 확대 보급하기로 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또다른 먹거리로 꼽히는 ‘그린’ 창업·벤처기업 육성에는 319억원이 배정됐다. 중기부는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유망 창업·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그린 뉴딜 선도 100대 유망기업’을 선정해 해당 기업의 성장 전 주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첫날인 지난달 18일, 서울 성동구 금호2.3가동주민센터에서 시민들이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지역경제 살리고 정책금융 역할 강화하고
중기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해 지역 소비 기반 확충 및 경제 활동 복귀를 돕는 데 3412억원을 반영했다. 특히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지역화폐상품권 10% 할인 판매를 2조원 규모로 추가 진행해 전통시장의 활력 제고에 힘쓰기로 했다.

중기부는 정책금융으로서의 역할 강화에 가장 많은 예산을 편성했다. 이번 추경을 통해 2조6675억원을 공급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중소기업과 비대면·디지털 분야 창업·벤처기업에 35조원 수준으로 보증 공급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기본재산으로 2조6000억원을 출연한다. 이렇게 되면 신용보증기금을 통해서는 코로나 특례, 소상공인 2차 금융 패키지 보증 26조7000억원이, 기술보증기금에서는 비대면·디지털 분야 기업 특례보증(1조원), 소상공인 특례보증(3000억원) 등 1조4000억원 규모의 보증 공급이 가능해진다. 시중은행에서 융자를 받기 어려운 장애인 등을 위한 소상공인 지원 융자 500억원도 추가로 지원한다.

박영선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구조의 비대면화·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선제적이고 종합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하다”며 “중기부는 올해 하반기 중 ‘비대면 벤처·스타트업 활성화 대책’과 ‘AI 기반의 제조혁신 고도화 추진전략’을 관계부처와의 협업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