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초선 의원들이 당 혁신에 관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기 위해 속속 모임을 꾸리고 있다. 초선 의원들의 개혁 요구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쇄신 작업과도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의원들이 주축이 된 초선 공부모임 ‘보수다’는 3일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간사 역할을 맡고 있는 허은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모임을 열기 전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정치를 위한 순수한 공부모임”이라며 “‘보자 수요일에 다같이’라는 의미로 모임 이름을 가칭 ‘보수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모임의 강사로 김종인 위원장이 나섰다. 비공개로 진행된 모임에서 김 위원장은 거대 여당에 맞서야 하는 초선 의원들에게 “겁먹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민생 관련 입법활동을 하는 데 숫자는 상관없다. 각자 전문 분야에서 여당 의원을 설득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지금부터 대통령선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2022년 3월 9일(차기 대선일)이 통합당이 정당으로서 생명을 이어갈지 결정되는 날”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에 이어 박형준 동아대 교수, 정병국 전 의원 등 중량급 인사들이 다음 강의를 맡을 예정이다.
박수영 전주혜 황보승희 의원 등은 최근 정치개혁모임 ‘초심만리(初心萬里)’를 꾸렸다. 이 모임에 참여한 초선 의원들은 정치개혁 전반을 주제로 매주 화요일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관료화된 당 사무처의 개혁, 여의도연구원 혁신, 당원 교육 등이 주요 의제다.
공동대표인 박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첫 모임에서 정당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분출됐다”며 “앞으로 매주 의제를 하나씩 정해 초선 의원들이 성명서를 내는 등의 방법으로 단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첫 모임에서는 선거 때마다 변하는 경선 제도를 시스템화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초선들이 의욕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라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지난 20대 국회 때 새누리당·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에선 초선들의 개혁 목소리가 실종됐었다.
이상헌 심희정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