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기 신도시에 대한 광역교통망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1기 신도시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고양시에서는 덕양구의 아파트값이 처음으로 일산동구와 서구를 넘어섰다. 일산은 최근 교통 조건이 일부 개선되며 호재를 맞았지만 창릉 신도시와 고양선 신설을 등에 업은 덕양에는 미치지 못했다.
3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주택가격동향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덕양구의 3.3㎡당 아파트값은 1377만원이었다. 반면 이 기간 일산동구와 일산서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각각 1360만원과 1266만원으로 조사됐다. 실거래가도 높아지고 있다. 행신동에 위치하는 서정마을6단지 140㎡는 지난해 5월 5억5800만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5월에는 7억원에 거래됐다.
이런 가격 변화는 3기 신도시 계획인 창릉신도시의 영향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5월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며 고양선 신설을 발표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새절역부터 고양시청까지 약 14.5㎞구간이 새로 놓일 예정이다. 또 고양선을 서부선과도 연결해 급행 노선도 신설해 여의도와 용산, 강남으로의 접근성이 높일 예정이다. 계획이 발표되자 덕양구는 대표적인 수혜 지역으로 떠올랐다. 결국 1년 만에 일산을 제치고 고양시 대장 지역으로 떠올랐다.
그렇다고 일산 지역이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3기 신도시 발표와 함께 상대적으로 빛이 바랬던 일산은 최근 들어 일부 지역 집값이 반등하고 있다. 정부 규제에서 빗겨 난 데다 교통 호재가 작용한 탓이다. GTX-A 노선과 대곡소사선이 지나는 지역은 최근 대표적인 수혜지로 떠오르며 거래량이 늘었다.
다만 이런 호재는 일단 일부 지역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교통호재가 예상되는 일산 서구는 킨텍스 주변을 중심으로 상승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일산에는 기존 주택들이 많아 창릉과 비교하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3기 신도시에 앞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하남교산지구와 서울 송파 지역을 잇는 도시철도 건설과 위례~과천선을 GTX-C 정부과천청사역까지 연장하는 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안에 남양주왕숙지구, 인천계양지구, 부천대장지구 등 나머지 3기 신도시를 겨냥한 교통대책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