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등원 후 첫 수요집회… ‘개선 OK, 폄훼 NO’

입력 2020-06-03 15:03 수정 2020-06-03 15:09
이나영 정의기역연대 이사장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2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국회 등원 후 첫 수요집회가 열렸다.

정의연은 3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442차 수요집회를 진행했다. 집회 시작 전부터 옛 일본대사관 일대에는 수요집회 참가자와 일부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 간 설전이 이어지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정의연 활동가들은 정의연을 비판했던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를 향해 “섭섭하더라도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동안 지적됐던 회계 등 운영상의 미숙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대한) 초기 대응이 미숙해 국민께 근심과 걱정을 드렸다”면서 “과거 부족하고 미숙한 부분은 개혁하되 운동 초기 정신과 의미는 굳건히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는 한편 국민 여러분이 기대한 투명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정의연의 회계 의혹 등을 처음 제기한 이 할머니에 대한 무차별적 비난도 멈춰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 할머니와 다른 위안부 피해자분들 및 그 가족, 그리고 주변인에 대한 비난 행위 역시 참담하다”면서 “전 세계에 인권과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위안부 피해자) 운동의 가치를 무너뜨리면 안된다”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선 독일과 일본 등 해외 위안부 피해자 운동 지원 활동가들이 정의연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한 활동가는 “이 할머니가 섭섭하신 마음은 알지만,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정의연 전신)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은 조롱”이라면서 “수요시위가 없어지면 안되고 소녀상 철거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2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맞불 집회를 갖는 보수단체를 향해 부부젤라를 불고 있다. 최현규 기자

이날 수요집회 현장에는 자유연대와 자유대한호국단 등 보수단체가 윤 의원을 규탄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오는 24일부터 이들 단체가 수요집회가 열리는 장소에 집회신고서 접수해놓은 상태라 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