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부실 수사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공식으로 사과했다.
이준섭(58) 인천지방경찰청장은 3일 중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애초 이날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최근 인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서면으로 이같이 밝혔다.
이 청장은 “당시 불법 촬영 수사와 (피해자) 신변 보호를 하지 않은 과오에 대해 감찰계가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며 “향후 감찰 조사 결과에 따라 상응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경찰청 감찰계는 전 연수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 수사관 A 경위(47)와 전·현 여청수사팀장 등 3명을 감찰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인천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남자 중학생 2명의 동급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A 경위는 사건 발생 초기 B군(15) 등 중학생 2명의 범행 과정이 담긴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 영상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사흘 뒤 아파트 관리사무실을 찾아 해당 CCTV 영상을 열람했으나 이를 제대로 촬영해놓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 경위는 또 피해자 측 요청에도 가해 중학생 2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지 않았고, 보강 수사를 벌인 검찰이 B군의 휴대전화에서 피해자의 나체 사진이 촬영됐다가 삭제된 기록을 찾았다.
B군 등 2명은 지난해 12월 23일 새벽 시간대 인천시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C양(14)을 불러 술을 먹인 뒤 28층 계단으로 끌고 가 잇따라 성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