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누락… 경찰 ‘중학생 집단 성폭행’ 부실 수사 사과

입력 2020-06-03 14:06
같은 학교에 다니던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A군(15) 등 2명이 지난 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인천 중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부실 수사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공식으로 사과했다.

이준섭(58) 인천지방경찰청장은 3일 중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애초 이날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최근 인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서면으로 이같이 밝혔다.

이 청장은 “당시 불법 촬영 수사와 (피해자) 신변 보호를 하지 않은 과오에 대해 감찰계가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며 “향후 감찰 조사 결과에 따라 상응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경찰청 감찰계는 전 연수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 수사관 A 경위(47)와 전·현 여청수사팀장 등 3명을 감찰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인천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남자 중학생 2명의 동급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A 경위는 사건 발생 초기 B군(15) 등 중학생 2명의 범행 과정이 담긴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 영상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사흘 뒤 아파트 관리사무실을 찾아 해당 CCTV 영상을 열람했으나 이를 제대로 촬영해놓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 경위는 또 피해자 측 요청에도 가해 중학생 2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지 않았고, 보강 수사를 벌인 검찰이 B군의 휴대전화에서 피해자의 나체 사진이 촬영됐다가 삭제된 기록을 찾았다.

B군 등 2명은 지난해 12월 23일 새벽 시간대 인천시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C양(14)을 불러 술을 먹인 뒤 28층 계단으로 끌고 가 잇따라 성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