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KBS 몰카 개그맨, 여자연예인 노렸을 수도”

입력 2020-06-03 13:42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 뉴시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KBS 여의도 사옥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시도한 남성 개그맨의 범죄 심리를 분석했다.

이 교수는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n번방 사건으로 성착취물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졌는데도 또 몰카가 설치됐다”면서 “A씨가 ‘왜 이런 짓을 했을까’라는 건 모든 사람의 의문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A씨가 여자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한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먼저 이 교수는 “다크웹이나 N번방 같은 곳에 ‘화장실 몰카’라는 섹션이 생겼다”면서 “꼭 금전적인 목적이 아니더라도 몰카를 유머코드로 소비하며 희희덕거리는 하위문화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개그맨으로서 유머를 흥미롭게 관찰했던 사람이라면 별 문제의식 없이 몰카를 올려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싶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두 번째로 “방송국 화장실이기 때문에 A씨의 몰카 설치는 특정 여자 연예인을 목표로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싸게 판매되는 여자 연예인 몰카를 n번방 같은 곳에 올려서 상업적 이득을 취하려고 했을 수 있다”며 “A씨가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태고 몰카에 이미 많이 노출됐던 사람이라면 가능성 있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KBS만 해도 여자 화장실이 여러 군데”라면서 A씨가 다른 장소에도 몰카를 설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몰카가 다른 곳에도 설치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죄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몰카를 어느 사이트에 올려 유포시키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앵커가 이 교수에게 “더럽고 냄새 나는 화장실을 찍어서 즐기는 심리가 뭐냐”고 묻자 이 교수는 “화장실에서 탈의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유머로 보는 왜곡된 인식이 이미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교수는 “여성의 탈의 모습을 보고 재밌어하는 것은 10대 남성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것”이라면서 “엄마나 누나 사진들을 모욕적으로 찍고 재밌어하는 10대를 보냈으면 화장실 몰카도 호기심을 자극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변태적인 성적 흥분 영상을 공유하고 거래하는 것은 어떻게든 처벌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