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누르기 체포로 44명 의식불명” 美플로이드 예고된 죽음

입력 2020-06-03 09:11
지난달 25일 미니애폴리스 경찰 소속 데릭 쇼빈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과 등을 무릎으로 짓눌러 강경 진압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항의시위에 나온 시민들의 모습. AP 연합뉴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이 촉발한 항의 시위가 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강경 진압은 이번뿐만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목 누르기’ 체포 행위로 최근 5년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이는 모두 44명이나 됐다.

NBC방송은 2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 경찰 내부 자료를 입수해 자체 분석을 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NBC에 따르면 미니애폴리스 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은 2015년 초부터 현재까지 최소 237차례 목 누르기 체포를 시도했으며, 이로 인해 44명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의식불명에 빠진 이들 중 60%가 흑인이었고, 백인은 30%에 불과했다. 10대 피해자도 있었다. 절도 용의자로 체포된 17세 소년과 가정 폭력 사건에 연관된 14세 소년도 목 조르기를 당했다.

NBC는 전문가를 인용해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목 조르기 체포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가혹 행위가 관행적으로 만연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 소속 데릭 쇼빈은 지난달 25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등을 무릎으로 짓눌러 숨지게 했고, 나흘 만에 기소돼 구치소에 수감됐다. 현장에 있던 나머지 경관 3명도 파면 처리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8분46초 동안 교차로 바닥에 엎드린 채 교통을 막고 있다.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체포과정에서 미니애폴리스 경찰 소속 데릭 쇼빈의 무릎에 8분46초 동안 목이 짓눌려 사망했다. AP 연합뉴스

특히 미니애폴리스 경찰 당국은 용의자 체포 매뉴얼을 통해 목 누르기를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그간 미니애폴리스 경찰은 쇼빈의 ‘목 누르기’가 전체 관행이 아닌 개인적 일탈 행위였다고 해명해 왔지만, 꼬리 자르기로 대응한 점이 드러난 셈이다.

미네소타주는 주지사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유색 인종 시민들을 상대로 어떤 구조적인 차별 행위를 저질러왔는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네소타주 인권국은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에 조사관을 파견해 지난 10년 동안의 인권 침해 사례를 면밀히 조사하기로 했다. 주정부는 조사관에게 관련 경찰을 소환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했다.

아울러 미네소타주는 미니애폴리스 경찰서를 상대로 인권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팀 월즈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침묵은 (인종차별의) 공모 행위다. 당국은 몇 세대에 걸친 구조적인 인종차별을 청산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