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녹슨 탄환일까…옛 광주교도소 유골함 탄두 발견

입력 2020-06-03 07:50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의 유골 더미에서 녹슨 탄환 1개가 발견돼 1980년 5·18민주화운동과 연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이에 대한 정밀 조사에 나섰다.

3일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무연고자 묘지에서 발굴된 유골들을 지난해 말부터 정밀 감식 중인 국과수가 최근 해당 유골더미를 담은 유골함에서 탄환 1개를 찾아냈다는 연락을 해왔다.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골들은 41개 종이상자에 나눠 담아 국과수 본원으로 옮겼다. 그런데 이중 30번째 상자에서 유골과 다른 금속성 물질이 X선 검사로 발견됐다.

국과수는 이후 정밀 감식을 통해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울만큼 녹슨 해당 물질이 탄환의 일부인 탄두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탄두는 카빈총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5·18 당시 계엄군은 카빈이 아닌 M-16 소총으로 무장한 점을 감안하면 5·18과 연관됐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국과수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탄두의 생산연도 확인 등을 통해 5·18과 관련됐는지 여부를 정밀 분석작업을 통해 검증하기로 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 청소년 법 교육기관인 광주 솔로몬로파크로 조성하기 위해 무연고자가 묻힌 함장묘 등을 옮기는 과정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 더미를 다수 발견했다.

1980년 3공수여단과 20사단이 주둔한 옛 광주교도소는 5·18 당시 암매장 장소로 지목되던 곳이어서 해당 유골이 5·18 행방불명자일 가능성이 점쳐졌다.

발굴된 이 유골 더미는 국과수 1차 감정 결과 261명의 유골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과수는 5·18행방불명자 유골이 섞여 있을 수 있는 만큼 개인식별이 가능한 DNA 유전자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