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부친, 위암 3기 투병 중 쉼터 관리?… 추가 의혹

입력 2020-06-03 04:24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 안성의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안성 쉼터) 관리인이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아버지가 관리 근무를 할 당시 암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이 3일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의원은 2015년 10월 19일 아버지가 위암 3기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당시 그는 “아버지가 갑작스레 위암 3기 진단을 받고, 수술, 퇴원, 그 후에도 조심조심 하루 하루를 살아나가고 있는 와중”이라며 “나도 미루고 있던 검사들을 해야겠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다. 현재 이 게시물은 비공개 상태다.

지난달 16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발표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윤 의원이 밝힌 아버지의 위암 투병 시기는 안성 쉼터 관리인으로 일했던 시기와 겹친다. 정의연은 “교회 사택 관리사 경험이 있던 윤미향 전 정대협(정의연 전신) 대표의 부친께 건물관리 요청을 드리게 됐다”며 “이에 윤 전 대표의 부친은 부득이 근무하던 식품공장을 그만두고 힐링센터 뒷마당 한켠에 마련된 작은 컨테이너 공간에 머물며 최근까지 성실하게 건물관리를 맡아주셨다”고 밝혔다.

정의연에 따르면 윤 의원의 부친은 주·야간 경비와 건물관리, 청소는 물론 시설수리, 정원관리 등을 모두 도맡아 정대협으로부터 관리비와 인건비 명목으로 2014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기본급과 수당을 합해 월 120만원을 지급받았다. 이후 사업운영이 저조해져 2018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는 월 50만원씩 받았다.

이를 종합하면 윤 의원의 부친은 2014년 1월 안성 쉼터 관리를 시작해 약 1년 뒤 위암 수술을 받고 이후 2020년 4월까지 관리를 지속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암 환자가 작은 컨테이너에서 거주하며 주택 관리까지 했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정의기억연대가 지정기부금을 받아 쉼터로 운영한 경기 안성시 금광면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뉴시스

앞서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9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의원 부친이 힐링센터에서 거주한 것도 아니고 옆에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해 머물렀다더라”며 “그 돈을 받고 컨테이너 박스에서 애정 있게 관리해 줄 사람을 찾을 수 있었겠느냐”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국회의원으로 첫 출근한 지난 1일부터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의혹을 해명하고 있으나 논란은 잦아들지 않는다. 그는 “2012년 개인 명의로 개설한 후원금 ‘나비기금’ 계좌는 ‘혼용’ 계좌가 아니었고, 아파트 구매에 사용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딸 대학 학비에 ‘김복동 할머니 장학금’을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 돈은 장학금이 아니라 고(故) 김복동 할머니가 주신 ‘용돈’이었다”고 해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