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노영민 발언’ 되돌려준 주호영 “의회독재 꿈꾸나”

입력 2020-06-02 17:01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 원내대표,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배현진 원내대변인.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은 국회를 오는 5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을 ‘히틀러의 나치 정권’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독재와 싸웠던 것이 아니고 독재를 하고 싶었던 것이라는 지적을 뼈아프게 새겨들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야당 몫의 상임위원장까지 독식해서 의회독재를 꿈꾸는 것이냐’는 11년 전 야당 시절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의 말을 되돌려주며 날선 비판을 내놨다.
그는 “‘대한민국 3대 선출권력(대통령·국회·지방권력)은 이미 한나라당(통합당 전신)이 싹쓸이했다’는 말은 2009년 12월 당시 야당 대변인이었던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 정론관에서 했던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권력에 취한 정권을 언제까지 국민이 용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면서 “이것도 당시 노 실장이 했던 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177석 거대 여당이 된 후 스탠스를 180도 바꾸었다는 지적이었다.

주 원내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표결에서 당론과 달리 기권했다가 최근 당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당내 민주주의조차 질식되는 상황에서 177석의 정당이 ‘국회법대로’를 외치면 국회는 필요 없는 것이고 야당도 필요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저희들 법률 검토에 의하면 교섭단체 합의 없이 5일에 의장단을 뽑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법에 의하면 회기 결정이나 의사결정의 건에 관해서는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정하도록 돼 있다”며 “협의가 되지 않으면 의장이 (회기를) 정할 수는 있지만 이번 경우에는 (이런 권한을 가진) 의장이 없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자기들 편한 것만 내세워서 ‘개원은 법대로 지키자’라고 한다”고 말했다. 또 “‘법대로’를 외치지 않은 독재정권이 없다”며 “히틀러의 나치 정권도 법치주의를 외치며 독재를 했다”고 비난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