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 의혹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지시한 것을 두고 “또 다른 검찰 정치의 시작이 아니길 바란다. 마녀사냥이 아니길 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훨씬 중요한 사안에도 미적거리던 검찰, 특히 윤 총장이 윤 의원 관련해서는 이례적으로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이 건에 대해 일부 언론이 보이고 있는 잘못된 모습이 더 중요하다. 이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인권이 자신들의 소중한 가치인 것처럼 보도할 자격이 있는지 개탄스럽다”며 윤 의원 사건을 보도하는 일부 언론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얘기한 사실이 진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그간의 경험들을 통해 확인됐다”며 “또 다른 마녀사냥이 아니길 빈다. 진실 규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사건 재조사 요구와 관련해 최 대표는 “재조사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며 “위증교사 등 새롭게 드러나는 범죄 사실에 대해 당장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의 신속 수사 지시는 이런 사건에 필요한 것이지, 윤 의원 건이 아니다”며 “검찰이 진실 규명을 소홀히 하면 범죄 당사자가 검찰수사관으로 지목돼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40분 넘게 늦게 도착한 최 대표는 “재판과 기자간담회가 겹쳐 재판 연기를 신청했는데 받아주지 않았다. 빨리 끝내 달라고 요청했는데 검찰이 계속 뭘 띄워서 늦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전에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 심리로 진행된 2차 공판기일에서 재판 시작 30분 만에 “기자간담회가 있으니 오늘 정리된 부분은 나중에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정 판사는 “형사소송법상 위법해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최 대표는 “재판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이날 기자간담회를 잡은 것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어떤 피고인이 재판이 길어지는 것을 바라겠느냐”며 “정치적 기소로 억울한 꼴을 당하는 입장에서 재판을 지연시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열린민주당이 3석밖에 없는 정당이지만 등대, 쇄빙선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고 “국회가 당장 할 일은 공수처 출범”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우 구자창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