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석·박사 출신인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가 세계 최초로 맞춤형 줄기세포를 통한 파킨슨병 임상 치료에 성공했다.
KAIST는 하버드 의대 맥린병원(McLean Hospital) 분자신경생물학 실험실 소장인 김광수 교수가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2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사멸하며 발생한다. 근육의 떨림과 느린 움직임, 신체의 경직, 보행·언어 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
김 교수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 본인의 피부세포를 도파민 신경세포로 바꾸는 ‘역분화 줄기세포’ 기술을 이용했다. 환자의 피부세포를 변형해 도파민을 생성토록 한 후, 이를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깊숙하게 주입한 것이다.
그 결과 파킨슨병 환자가 면역체계 거부반응 없이 구두끈을 다시 묶을 수 있었고, 수영을 하거나 자전거를 탈 정도로 운동능력을 회복했다.
특히 자가세포를 이용한 만큼 만큼 MRI 영상 검사 등에서도 종양 발생과 같은 부작용이 없었다. 약물 무반응 시간 역시 하루 3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고 복용하는 도파민 약제의 양도 감소했다.
이는 ‘유도만능 줄기세포(iPS)’를 이용한 뇌질환 치료로서는 전 세계 최초의 성공 사례다.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iPS 제조 기술을 개발했지만, 해당 기술이 뇌 질환 환자치료에 적용돼 성공한 사례가 아직까지 없었기 때문이다.
김 교수팀의 연구 성과는 지난달 14일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 분야 저널인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됐다.
김광수 교수는 “안정성과 효능성 입증을 위해 더 많은 임상실험이 필요하다. 현재 FDA 승인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10여 년 정도 후속 연구를 수행하면 맞춤형 세포치료가 파킨슨병의 또 다른 보편적 치료 방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