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목격하자 몸이 저절로 움직였습니다”

입력 2020-06-02 15:21
야간근무를 위해 출근하던 중 의식잃은 운전자를 구조한 경북 김천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이윤진 소방교.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출근 중이던 소방공무원이 시민과 함께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구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19일 오후 5시쯤 야간근무를 위해 출근 중이던 경북 김천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이윤진 소방교는 김천시 감천면 금송리 감천터널을 지나던 중 비틀거리며 지그재그로 주행 중인 차량을 발견했다.

바로 비상등을 켠 뒤 본인의 차량을 세우고 차에서 내린 이 소방교는 1차선과 2차선을 오가며 터널 벽과 충돌하며 진행하고 있던 문제의 차량을 온몸으로 막아 정차시켰다. 마침 이를 목격한 시민 3명도 여기에 합세했다.

사고차량 안에는 30대 여성운전자 A씨가 창문에 머리를 기댄 채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이 소방교와 시민들은 차량 창문을 두드려 의식을 잃은 A씨를 깨운 뒤 차량 문을 열고 드라이브모드를 주차모드로 바꾼 다음 2차 사고예방을 위해 A씨를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 조치했다.

이들은 구급차량과 경찰 차량이 도착할 때까지 환자상태를 살피고 2차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통정리를 하는 등 끝까지 현장을 지켜 더 이상의 추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들의 도움으로 의식을 회복한 A씨는 특별한 외상이 없었으며 본인이 병원이송을 정중히 거절하는 바람에 가족과 함께 자택으로 귀가했다.

이 소방교와 시민들이 터널안에서 사고 차량을 막아선 뒤 의식 잃은 운전자을 깨우고 있는 모습.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김천시에 거주하는 A씨는 이날 김천순환로 감천터널을 운행하던 중 경련이 일어나 의식을 잃었고 차량은 터널 내 벽과 충돌하며 1차선과 2차선을 오가는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진 소방교는 “위험한 상황을 목격하니 저절로 몸이 움직여졌다”라며 “옆을 지나던 시민들이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셔서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화영 경북도소방본부장은 “시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며 “위험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인명구조에 도움을 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천=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