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지 100일이 지났지만 하루 730만여 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에서는 아직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하철 내 확진자 ‘0명’을 지켜온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100일 간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지속해온 노력과 기록들을 2일 공개했다.
서울교통공사는 1~8호선 278개 전 역사의 고객접점개소(에스컬레이터 손잡이・교통카드 발매기 등 주요 시설물)는 출・퇴근 시간대 2회를 포함해 하루 4회, 화장실은 하루 2회 등 매일 꾸준히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전동차 내 방역도 끊임없이 시행하고 있다. 방역복을 입은 직원들이 전동차 회차 시마다 초미립분무기로 객실 내를 소독하고 손 접촉이 많은 손잡이와 의자 옆 안전봉을 깨끗이 닦아낸다. 전동차가 기지로 입고될 때마다 승객이 앉은 의자를 고온 스팀청소기로 말끔히 닦아내는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지하철 전체 방역 횟수는 지난 1월 27일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기준으로 역사 내 방역 21만1732회, 전동차 내 방역 16만1461회를 기록했다. 지하철 내에서 시행된 방역을 전부 합치면 37만3193회에 달한다. 하루 평균 3700여 회 방역이 실시된 셈이다.
투입되는 인원과 물량도 상당하다. 역사 방역소독은 매일 1724명이, 기지 내 전동차 방역소독은 556명이 근무 중이다. 소독제 원액은 매일 73.6ℓ(역사 20.6ℓ・전동차 53ℓ)가 투입되는데 원액과 물을 1:200 비율로 섞어 사용하고 있으니 매일 1만5000ℓ에 가까운 소독제를 사용하는 셈이다. 방호복도 매일 41개가 소비되고 있다.
확진자의 지하철 탑승을 개찰구 통과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과 인접해 수도권 유입인구가 많은 주요 역사에는 열화상카메라를 운용하고 있다. 카메라는 서울역(1호선), 강변역(2호선), 홍대입구역(2호선), 남부터미널역(3호선), 수서역(3호선), 고속터미널역(3호선), 장한평역(5호선), 김포공항역(5호선), 왕십리역(5호선) 등 총 9개 역 14곳에 설치돼 있다. 외부 확진자가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는 사실이 확인됐을 경우 즉시 자체 방역을 실시하고 필요할 경우 관할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등과 연계해 추가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 3월 9일 구로 코리아빌딩 콜센터, 5월 6일 이태원 클럽, 5월 27일 부천 물류센터 내 집단감염 사태 등으로 인한 외부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을 때에도 확인된 지하철 내 모든 경로에 방역소독을 실시했다.
공사는 지하철 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5월 13일부터 혼잡 시 마스크 미착용자의 지하철 이용을 제한하는 방침을 실시하고 있다. 또 지난달 13일부터 ‘혼잡도 사전예보 일일안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음 날 지하철 혼잡도를 계산하고, 이를 전체 누리소통망을 통해 이용객들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다.
공사는 승객들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왔다. 고객과 직접 접하는 직원들을 위해서는 1회용 방역복을 지급하고, 근무 공간에 아크릴 투명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감염 보호 대책을 세웠다. 특히 지하철 운행을 총괄하는 종합관제센터에 근무하는 직원들과 전동차를 운전하는 승무원들이 감염될 경우 지하철 운행이 전면적으로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감염 방지 대책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 승무원들이 근무하는 승무사업소와 주박지에 위치한 승무원 침실 29곳을 매일 방역소독하고 있으며, 이 외 종합관제센터 등 직원 주요 근무장소도 주기적으로 방역소독을 실시 중이다. 본사 등은 업무공간을 분리해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업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대처하고, 직원 구내식당은 식사 시간을 나누고 서로 떨어져 앉도록 했다. 매일 오전・오후 체온측정도 2회 실시 중이다. 현재까지 직원 내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모든 직원들의 노력과 청소・방역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동이 있어 서울 지하철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었다”며 “지하철이 ‘코로나 청정구역’으로 자리 잡는 그날까지 한 치의 방심 없이 코로나19에 맞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