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와 기업 등의 올해 1분기 대출이 역대 최대 폭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빚으로 버틴 것이다.
한국은행은 ‘2020년 1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를 2일 발표했다. 전체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259조2000억원이다. 직전 분기보다 51조4000억원 증가해 사상 최대 규모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증가율은 10.4%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13.4%) 이후 가장 높았다.
업황별로 분류하자면 서비스업 올해 3월 말 대출 잔액은 776조원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보다 34조원 증가한 것으로 증가 규모는 해당 통계 집계가 시작한 2008년 이래 가장 컸다. 지난해 1분기 대비 13% 증가했으며 증감률 역시 역대 최대다. 서비스업 종류별로 나누면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의 대출 증가폭이 12조2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같은 시기 제조업 대출 잔액은 372조원이었다. 직전 분기보다 14조8000억원 늘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감률은 5.9%로, 2015년 3분기(6.9%) 이후 가장 컸다.
건설업 대출 잔액은 44조1000억원이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대출 규모가 직전 분기보다 1000억원 줄었으나 올해 1분기 증가로 다시 전환했다.
대출 업권으로는 예금 은행은 21조1000억원 증가했다. 제2금융권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12조9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대비 증가율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22.1%)이 예금 은행(9.7%)보다 컸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 탓”이라며 “정부와 금융기관의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실시, 기업의 자금 확보 노력 등으로 대출이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