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눈 질끈 감은 오거돈 “우발적 범행이었다”

입력 2020-06-02 13:46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일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부산 동래구 동래경찰서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직원 성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법원에 출석해 혐의를 시인했으나 우발적인 범행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시장은 2일 오전 10시10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부산지법 1층 251호 법정을 찾았다. 그는 어두운색 양복 차림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장했다.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변호인 등 관계자 6명과 함께 움직였다.

오 전 시장 측은 이날 심문에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으며 스스로 범행이 용납되지 않아 시장직에서 물러났다”며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막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추행 혐의 사실 자체를 인정했으나 해당 범행이 우발적인 일이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고, 주거도 일정하기 때문에 구속영장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오 전 시장이 업무시간에 여직원을 집무실로 불러 범행한 것이 계획적이었다고 보고 있다. 또 혐의의 중대성과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드러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15분부터 30여분간 진행된 영장실질심사를 마쳤다. 이후 동래경찰서 유치장에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유치장에 입감되는 과정에서 취재진 질문이 이어지자 “죄송하다”는 짧은 대답만 했다.

영장 발부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이 나오면 오 전 시장은 당분간 유치장에서 부산경찰청을 오가며 추가 조사를 받는다. 그리고 검찰에 송치되면 부산구치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영장이 기각되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