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황’ 못 피한 서울…상점매출만 3조원 급감

입력 2020-06-02 13:03
<자료 : 서울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서울시의 ‘경제 불황’이 수치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사업자들이 63.5% 폭락했고, 지난 2~5월 시내 상점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2000억원이나 줄었다.

서울시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기승을 부린 지난 4개월 동안(2월 3일~5월 24일)의 생활인구·상업매출 추이를 2일 발표했다.

서울에 머물거나 들른 사람을 뜻하는 생활인구 수가 크게 줄었다. 지난 2월 신천지발(發) 집단감염 이후 본격화된 감소세는 4월 이후 잠깐 회복됐지만 5월 초 이태원클럽발 집단감염이 터지며 수포로 돌아갔다.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사업자들의 발길부터 뚝 끊겼다. 관광·비즈니스 목적 단기체류 외국인은 2월 말부터 크게 줄어 5월 첫 주말에는 평소(약 19만1000명)보다 66.5%나 급감한 6만4000명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평소 약 8만명에 이르렀던 중국 관광객은 2만5000여명으로 폭락했다. 일본 관광객은 평소 1만5000여명에서 4000여명으로, 태국 관광객은 평소 2만5000여명에서 2700여명으로 주저앉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중구·종로구·마포구의 충격이 컸다. 중구 단기체류 외국인은 평소의 93.8%, 종로구는 88.7%, 마포구는 84.1%가 사라졌다.

국내 방문객 역시 대폭 줄었다. 직장과 학업, 의료, 쇼핑 등 목적으로 서울을 찾았던 ‘서울 밖 거주인구’가 발길을 끊어서다. 주말 국내 방문객은 평소 151만명에서 ‘코로나19 심각 단계’ 발효 직후 주말(2월 29일~3월1일)에 84만명으로 수축했다. 국내 방문객 수는 5월 마지막 주말까지도 평소의 76% 수준(114만명)에 머물러 있다.

사람 발길이 끊기자 상점 매출액이 주저앉았다. 지난 2월 10일부터 5월 24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약 3조2000억원이 증발했다. 단 4월부터는 매출이 회복되기 시작해 5월 18일~24일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소폭(1.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요식업과 백화점이 집중 포화를 맞았다. 한식업 매출은 지난 4개월 동안 약 7400억원이 잘려나가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백화점과 기타요식업, 학원, 의류업도 총 매출 감소액이 1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큰 피해를 입었다.

매출 감소율로 보면 면세점이 매출의 약 91%를 잃어 뼈아픈 타격을 입었다. 여행사와 종합레저시설, 유아교육, 호텔/콘도 업종도 매출액의 50% 이상을 날렸다.

그나마 요식업·백화점 등 매출액 감소 상위 5개 업종은 5월부터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면세점과 여행사 등 매출액 감소율 상위 5개 업종은 여전히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인구 회복 정도는 자치구별로 엇갈렸다. 5월 18~22일 주거중심지역인 강동구와 성북구 등 7곳에서는 코로나19 이전 생활인구를 회복했지만, 중구와 종로구 마포구 등 상업중심지역에서는 회복에 실패했다. 서울 전체 생활인구는 주중 평소의 97.1%, 주말 95.8%를 기록했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코로나19 이전 인구·경제 수준을 회복하기까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데이터에 근거한 포스트 코로나 정책을 수립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