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상장사 2000대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10년 전으로 돌아갔다. 영업이익도 이전해보다 감소해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일 지속성장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2000대 기업의 매출 규모는 1541원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지속성장연구소는 2009~2019년 매해 상장사 매출 2000대 기업을 조사해 결과를 도출했다.
영업이익률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09년 당시 2000대 기업 영업이익률은 5.9%였다. 2010년에는 7.5%로 상승하고 2013년과 2014년에는 5.2%로 하락했다.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2017년에는 8.6%, 2018년에는 8.8%로 집계됐으나 지난해에는 5.1%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이후 최저치다. 지속성장연구소는 이를 두고 “매출 외형에 비해 영업 내실이 약골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00대 기업 중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한 곳은 1419곳이었다. 10곳 중 7곳꼴로 영업이익이 떨어진 셈이다. 같은 기간 순익이 감소한 기업도 1205곳이었다. 반면 매출이 감소한 기업은 864곳이었다. 매출이 줄어든 곳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이 341곳 더 많았다.
이같은 상황에 삼성전자의 2000대 기업 내 영향력도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 삼성전자의 매출 영향력은 11%였으나 지난해에는 10%로 1%포인트 낮아졌다. 영업이익 영향력은 31.8%에서 17.8%로, 순익 영향력은 33%에서 29.6%로 더욱 많이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국내 2000대 기업의 경영실적은 악화했지만 매출 1조원이 넘는 슈퍼 기업은 11곳 증가했다. 종근당, 대웅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의 제약사들이 새롭게 1조 클럽에 진입했다. 신경수 지속성장가능성연구소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향후 올해 국내 2000대 기업의 매출 체격과 영업이익 및 순익 체력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특히 국내 기업은 매출 원가 절감을 비롯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 못지않게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높은 이익을 올리기 위해 방안 모색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