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공의 미학’ 유희관(34)과 ‘강속구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의 흥미로운 매치업이 펼쳐진다.
3위 두산 베어스는 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7위 KT 위즈와 프로야구 KBO리그 방문 경기를 갖는다. 양 팀이 내세운 유희관과 데스파이네 두 선발 투수의 대결이 눈길을 사로잡는 경기다.
유희관은 올 시즌 4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 중이다. 평균 구속 130㎞대의 직구와 100㎞대의 느린 커브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으며 등판 때마다 긴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올 시즌부터 미국 ESPN에 KBO리그 중계가 시작되면서 유희관의 느린 공도 등판 때마다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은 ESPN에 중계됐는데, 이날 유희관이 49마일(약 78㎞) 구속의 느린 커브를 던지자 ESPN 중계진은 “정말 49마일이 맞냐”며 깜짝 놀랐다. ESPN은 이날도 6이닝 10피안타 2실점(2자책점) 호투를 펼치며 느린 볼로도 타자들을 제압한 유희관의 투구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리며 “이 정도 구속이면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느릴 것”이라는 코멘트를 달기도 했다.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 5경기 2승 평균자책점 1.69를 마크하며 KT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다. 150㎞ 대의 포심과 투심이 무기다. 27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빠른 강속구를 앞세워 최형우, 박찬호를 3구 삼진으로 잡아냈다. 빠른 공 중간 중간 100㎞ 대의 커브까지 섞어 타자들을 현혹시킨다. 이날 데스파이네는 8이닝 4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불펜들의 난조 문제를 겪고 있는 KT의 ‘복덩이’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냈다.
양 팀에게도 6월 첫 경기 승리는 중요하다. 두산은 14승 9패(승률 0.609)로 1위 NC에 4게임 차, 2위 LG 트윈스에 2게임차로 벌어져 있다. 최근 10경기 4승 6패를 하며 10승 13패(승률 0.435)를 기록하고 있는 KT도 중상위권 도약을 위해선 반전이 필요하다. 두 선발투수의 볼 끝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이날 경기는 우천 취소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릴 확률이 높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