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달러화 기준 한국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2018년 국민계정(확정) 및 2019년 국민계정(잠정)' 자료를 통해 2일 이같이 발표했다.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2115달러(3743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8년 3만3564달러(3693만원)에서 4.3% 감소한 수치다. 원화 기준으로는 1.4% 증가했으나 통상 국제 사회와 비교를 위해 달러화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는 금융 위기 때인 2009년(-10.4%) 이후 최대폭 감소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높지 않았고 원화 약세도 달러화 기준 소득을 끌어내렸다. 한국은 2017년 3만1734달러로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연 바 있다.
올해 1인당 GN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명목 GDP가 감소하거나 환율 변동에 따라 3만 달러 유지에 실패할 수도 있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통계다. 국민의 생활 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다. 3만 달러는 선진국 진입의 기준으로 인식된다.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도 1만7381달러(2026만원)로, 2018년(1만8063달러)보다 3.8% 감소했다. PGDI는 국민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이다. 실질적인 주머니 사정을 보여주는 지표다.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연 2.0%였다. 2018년 GDP 성장률 확정치는 연 2.9%다. 지난해 명목 GDP는 1919조원으로 1년 전보다 1.1% 증가했다. 명목 성장률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0.9%) 이후 21년 만 가장 낮았다. 총 저축률도 1.3%포인트 내려 34.7%다. 2012년(34.5%) 이후 가장 낮다. 국내총투자율도 0.3%포인트 내린 31.2%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인 GDP 디플레이터도 0.9% 하락했다. 1999년(-1.2%) 이후 20년 만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노동소득분배율은 65.5%로, 2.0%포인트 올랐다. 노동소득분배율은 한 나라에서 발생한 소득 가운데 자본을 제외한 노동에 배분되는 몫을 가리킨다. 급여(피용자보수)를 국민소득(NI)로 나눠 구한다.
앞서 OECD는 지난해 한국의 1인당 명목 GDP를 발표한 바 있다. 6일 전 발표된 이 지표에서도 한국의 1인당 명목 GDP는 3만1682달러로 전년(3만3340달러)보다 줄어들었다. 지난해 명목 GDP(시장가격을 기준으로 한 국내 총생산)는 1조6421억8000만달러로 OECD 회원국과 주요 신흥국 등 38개국 중 순위가 전년도 8위에서 10위로 두 계단 떨어졌다. 캐나다가 8위, 러시아가 9위를 차지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