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준, 2000만원 잡고 역전한 18번홀 7m 위닝 퍼트

입력 2020-06-01 20:11
문경준(왼쪽)이 1일 경기도 용인 플라자 컨트리클럽 1번 홀에서 샷이글에 성공한 이수민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고 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제공

문경준(38)과 이수민(27)이 2020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개막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극복 기금 조성을 위해 이벤트매치로 펼쳐진 스킨스게임에서 승리했다.

문경준과 이수민은 1일 경기도 용인 플라자 컨트리클럽에서 박상현(37)·함정우(26)와 대결한 스킨스게임에서 한 조를 이루고 10개 홀을 승리해 총상금 1억원 중 5600만원을 획득했다. 박상현·함정우는 8개 홀을 따내고 상금 4400만원을 가져갔다.

스킨스게임은 골프에서 각 홀마다 걸린 상금을 승리한 선수에게 지급하고 총액을 비교해 승자를 가리는 경기다. 자선 경기에 주로 활용되는 방식이다.

앞서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과 3위 박성현(27)은 지난 24일 인천 중구 운서동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에서 현대카드 슈퍼매치로 스킨스게임을 펼쳐 총상금 1억원을 절반씩 획득해 각각 밀알복지재단,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기부했다.

KPGA 투어 스킨스게임은 2019시즌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인 문경준과 같은 시즌 상금왕을 차지한 이수민을 하나로, 2018시즌 상금왕 박상현과 같은 시즌 신인왕 수상자 함정우를 다른 하나로 각각 묶은 2개 조의 맞대결로 펼쳐졌다. 문경준·이수민은 5600만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 구호협회, 박상현·함정우는 4400만원을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지부에 전달한다.

박상현은 출전자 4명 가운데 가장 많은 6스킨을 따내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박상현·함정우는 1200만원을 획득해 문경준·이수민에게 2200만원 차이로 뒤처진 15번 홀부터 세 홀 연속으로 승리해 승부를 뒤집었다. 승부는 17번 홀까지 4400만원을 누적한 박상현·함정우의 승리로 무게가 실리는 듯 보였다. 이때까지 문경준·이수민은 3600만원을 수확했다.

제네시스 대상 타이틀 홀더인 문경준의 진가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발휘됐다. 상금 2000만원이 걸린 이 홀에서 팀 동료 이수민을 포함한 선수 3명의 버디 퍼트가 빗나갔지만, 문경준은 약 7m짜리 버디 퍼트를 잡고 역전승을 일궈냈다.

박상현(왼쪽)과 함정우가 1일 경기도 용인 플라자 컨트리클럽 2번 홀에서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제공

문경준은 경기를 마치고 “마지막까지 멋있고 재밌는 경기를 펼쳤다. 별다른 전략을 세우지 않았지만 경기를 앞두고 선수 4명이 ‘18번 홀에 상금이 많이 걸렸다. 그 홀이 승부처다’라는 말을 주고받았다. 공교롭게 18번 홀에서 승부가 결정돼 신기하다”며 웃었다.

KPGA 투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0시즌의 봄 대회를 편성하지 못하고 한여름에 개막한다. 올해 첫 대회는 다음달 2일 경남 창원 아라미르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