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과 손잡고 ‘2030 주린이’ 모시는 증권사…핀테크가 턱 낮춰

입력 2020-06-02 10:01

“친숙한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 2030세대의 증권계좌 진입장벽을 확 낮춘 거죠.”

2일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뱅크와 일부 증권사들이 손잡고 계좌 개설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변동장에서 주식시장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진 만큼, 20~30대 고객 비중이 높은 핀테크 기업과 금융사의 협업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카카오뱅크 연계 계좌 개설 서비스를 운영하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두 곳이다. 지난해 3월부터 이 서비스를 진행 중인 한국투자증권에선 지난달 말 기준 155만명 가량이 새 계좌를 개설했다. 월 평균 11만개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47만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고 밝혔다.

주목할 만한 점은 두 증권사의 카카오뱅크 연계 계좌 중 상당 부분을 2030세대가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신규 계좌 가운데 약 74%, NH투자증권은 76% 정도가 20~30대 고객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동학개미운동’을 감안하더라도 신규 계좌수 증가폭이 상당한 수준”이라며 “이들은 대부분 주식투자가 처음인 고객들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을 통해 2030세대를 증권사의 장기 고객으로 확보하면 다른 금융상품에 대한 충성도도 높이는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누적 가입자는 1200만명에 달한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중으로 네이버의 금융전문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함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상품인 ‘네이버통장’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통장은 네이버페이 전월 결제 실적을 기준으로 최대 연 3%(세전) 수익을 돌려준다. 네이버페이는 지난 1분기 기준 결제액은 5조원, 이용자는 1253만명에 달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말 공고한 협력 관계를 위해 네이버파이낸셜에 8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핀테크 기업과 협업해 신규 고객 유치 효과를 보고 있는 카드사도 많다. 최근 모바일 금융 애플리케이션 토스와 하나카드는 함께 신용카드를 출시, 지난 3월 사전예약만 20만건 달성했다. 현재 토스는 40여종의 금융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누적 가입자는 1700만명에 이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4월 제휴 신용카드(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씨티카드) 신청을 개시한 지 열흘 만에 10만장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