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2만여 곳에서 등교 수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607개교 학생들은 아직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때문에 ‘등교 불발’ 학교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등교 후 학교에서 코로나19가 전파된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학원 감염 사례가 크게 증가해 교육 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교육부는 1일 등교를 중단하고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 학교는 오전 10시 기준으로 607곳이라고 밝혔다. 서울이 102곳, 인천 243곳, 경기 258곳, 부산과 경북이 2곳씩이다. 부산·경북 4곳을 빼면 모두 수도권 학교로 전체의 99%다. 학교급별로 보면 유치원이 267곳, 초등학교 182곳, 중학교 84곳, 고교 67곳, 특수학교 7곳이다.
등교 중단 학교는 감소 추세다. 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 중3, 고2가 등교하기 시작한 지난 27일에는 561곳이었다. 지난 28일 838곳까지 늘었으나 이튿날 830곳으로 꺾였다. 이후 경북 구미 지역 학교 181곳을 비롯해 전국 230여개 학교가 다시 문을 열면서 등교 중단 학교가 줄어들었다.
지난달 20~31일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은 학생은 모두 3만4870명이었고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직원은 같은 기간 2962명이 검사를 받았고 2명이 확진됐다. 확진된 학생과 교직원 모두 학교가 아닌 지역에서 감염된 경우로 파악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학교 내 2차 전파 양상은 없었지만 아직 단정할 수 없는 만큼 2주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원을 통제하지 않으면 학교 방역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지난 2~4월 학원에서 감염된 학생은 7명이었다. 그러나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지난달에는 20명으로 늘어났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등과 공동으로 오는 14일까지 학원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오는 3일 고1, 중2, 초등 3~4학년 등교를 앞두고 교육부 차관 이하 간부들이 수도권 학원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선다.
일부 학원은 ‘학생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학원장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등 1달 휴원했다가 휴원 안 하고 수업한 학원에 학생 몇 명을 뺏겼다”며 “정부에서 목에 칼을 대기 전엔 휴원 안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원어민 교사 때문에 문 닫은 학원의 주변 학원에선 “OO센터는 완벽하게 방역하고 있으니 믿고 보내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학교에서도 방역 수칙을 어기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전북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의심증상이 나타났지만 수업을 해야 했다. 학교 관리자가 “몸 관리를 제대로 했어야지, 근무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라고 핀잔을 줬기 때문에 수업 시간을 당겨 수업을 끝낸 뒤 조퇴했다.
이도경 김영선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