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등록증에 ‘에일리언(Alien)’ 표기 없앤다

입력 2020-06-01 17:21
외국인등록증 견본. 사진=법무부 제공

법무부가 외국인등록증(Alien Registration Card)의 영문명을 54년 만에 변경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현행 외국인등록증 영문명에 외계인 및 이방인의 의미를 내포하는 ‘Alien’ 표기를 없애겠다고 1일 밝혔다. 법무부는 앞으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중립적 표현인 ‘Foreign National Card’, ‘Foreign Residence Card’, ‘Residence Card’ 등으로 영문명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법무부는 1966년 외국인거주허가증(Alien Residence Permit)을 최초 발급한 이후 외국인등록증의 외국인을 ‘에일리언(Alien)’으로 표기해 왔다. 법무부는 “외국인에 대한 이질감을 완화하고 재한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13일 출범한 제1기 법무부 ‘사회통합 이민자 멘토단’의 건의에 따른 것이다. 멘토단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외국인등록증의 영문 표기가 외국인을 배타적으로 보는 의미가 담겨 있어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멘토단은 아시아와 유럽 등 22개국 출신 이민자 35명으로 구성됐다. 멕시코 출신 크리스티안 부르고스와 벨기에 출신 줄리안 퀸타르트 등 방송인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한국 사회 적응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출신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활동 등을 한다.

퀸타르트는 “등록증 단어 변경이 작은 것일지 모르지만 외국인에게는 아주 큰 변화로 다가온다”며 “한국 사회 일원으로서 작은 움직임이 만드는 큰 변화에 참여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