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와 상지대가 공영형 사립대 전환을 위해 처음으로 손을 맞잡았다. 사립대학 공공성 강화의 획기적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조선대는 “상지대 정대화 총장 등 교무위원 23명과 만난 자리에서 상호교류 협정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정 총장 등은 이날 오전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광주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 직후 조선대를 찾아 본관 3층 회의실에서 상호교류 협정을 맺었다.
협정식에는 정 총장 등 상지대 교무위원과 조선대 민영돈 총장 등 교무위원, 정종훈 조선대병원장 등 총 37명이 참석했다.
협약 내용은 공영형 사립대 추진을 포함한 대학 공공성과 교수·학생의 학술활동 교류 강화, 학술 공동연구·학술회의 공동 개최 등이다.
또 출판물, 도서, 교육자료·정보의 상호 교환, 시설물의 상호 이용, 학생 해외봉사, 어학연수 프로그램 개발·공동운영 등에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
두 대학은 올 초 교육부가 공영형 사립대의 성과를 검증하기 위해 발주한 ‘공영형 사립대 도입 효과성 검증을 위한 실증연구’ 용역을 별도로 진행 중이다.
공영형 사립대는 최고 의결기구인 학교법인 이사회 과반수를 공익 이사들이 맡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대학 재정의 20~25%를 지원하는 게 골자다. 재정위원회를 통해 학교 재정의 투명성도 담보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는 국내 전체 대학 290여곳의 85%를 차지하는 사립대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다하고 고질적 사학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대표적 교육개혁 공약으로 공영형 사립대를 제시한 바 있다.
그동안 학내분규를 겪은 조선대와 상지대, 한남대, 경상대, 대구대, 영남대 등이 비교적 공영형 사립대 전환에 긍정적이거나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선대는 공영형 사립대 전환을 민립대학의 정체성을 실현할 기회로 여기고 어느 대학보다 적극적 자세로 이를 저울질 하고 있다.
정대화 상지대 총장은 협정식에서 “5·18 40주년을 맞이한 해에 교무위원들이 함께 광주를 방문하고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민립대학인 조선대와 사립대 공공정 강화를 다짐하는 협정을 맺어 뜻깊다”고 말했다.
민영돈 조선대 총장도 환영사에서 “임시이사 체제, 구재단 문제 등 두 대학은 역사적으로 공통점이 많다”며 “아픈 역사를 딛고 공영형 사립대로 새롭게 나아가자”고 화답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