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만성적자 시내버스 업체에 연말 성과급 돈 잔치 지원

입력 2020-06-01 16:28
울산시가 만성적자로 매년 수백억원의 혈세를 지원해주는 시내버스 업체에 올해 연말 성과급을 작년보다 상향 조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1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시는 시내버스 업체별 경영 및 서비스 평가를 통해 재정 성과급을 지급기로 하고, 소요예산 10억원을 확보했다.

시내버스 업계에 대한 연말 성과급은 지난 2010년부터 시가 버스업체 간 서비스 경쟁과 경영개선을 유도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 제도는 지난 2000년 도입돼 지난해까지 매년 5억원을 성과급을 지원했지만, 올해는 10억원으로 조정했다.

울산에는 8개 시내버스 업체가 111개 노선에서 차량 750대가 운행 중이다. 지선버스는 7개 업체가 34개 노선에서 86대를 운행한다.

이들 업체는 매년 경영평가 등을 통해 최대 1억원의 성과급을 울산시로부터 받아갔다. 이 성과급은 상금인 만큼 따로 회계처리가 필요 없다.

시는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21개 시내버스 업체를 대상으로 평가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급할 성과급 규모와 업체 수는 대중교통 개선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시내버스 업계가 매번 요금인상과 적자보전 등 각종 지원을 요구하며 시에 손을 벌릴 때마다 내세웠던 명분인 ‘경영 개선’과 ‘서비스 향상’을 연말 성과급에도 그대로 가져다 붙였다.

울산 시내버스 회사들은 매년 수백억원의 혈세를 지원받고도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연말에는 혈세로 또 돈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시가 시내버스 업계에 지원하는 예산은 2015년 247억원, 2016년 264억원, 2017년 373억원, 2018년 526억원, 2019년 583억원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시가 올해 시내버스 업계에 지원한 적자보전을 비롯한 각종 지원금 총액은 무려 838억원에 달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올해 성과급 인상은 버스업체에 좀 더 잘하라는 취지로 인상을 했다”면서 어차피 지원해야 할 금액 중 성과급 비율을 좀 더 높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고호근 울산시 의원은 “시내버스 업체는 적자만 나면 몇백억이든 지원하는 등 물먹는 하마”라며 “버스 업계가 적자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혹시 다른 비리가 없는지 등 앞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