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문화유산 철거 위기…왜?

입력 2020-06-01 15:45
옛 대저 수리조합 건물 모습. 강서구 제공

부산 강서구가 노후 도심을 재개발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난 1927년에 지어진 옛 대저수리조합 건물의 철거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부산 강서구와 지역 건축계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는 대저1동 옛 대저수리조합 사무동과 비료창고를 철거하고 서부산 영상미디어센터 등 문화시설을 건립한다.

철거 계획에 포함된 두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근대 건축물이다. 건물은 대저수리조합, 농지개량조합, 한국농어촌공사 사무실과 창고 등으로 쓰였고, 현재는 강서도시재생열린지원센터와 문화창고로 각각 사용 중이다.

일제는 낙동강 일대 범람과 바닷물 유입을 막기 위한 제방이나 수로를 만들고, 식량 수탈을 위한 비료를 판매할 목적으로 1927년 대저수리조합을 세웠다. 건물 2개 동 중 비료창고는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사무동은 지난 1952년 미 공군 전투기 추락으로 무너져 4년 뒤 신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문화유산이 철거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건축계와 역사계는 반발했다. 특히 민간 개발사업이 아닌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추진하는 공공사업이란 점에서 유감이란 글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되고 있다.

이에 대해 강서구는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이 아닌 만큼 구에서 보존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