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후 경기도로 돌아가 확진 판정을 받은 단체여행객 일행이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제주에서 밀접 접촉한 사람은 159명으로 집계됐다. 제주도는 접촉자들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를 통보하고 능동 감시체계 가동에 들어갔다.
제주도는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합동 브리핑을 열어 군포시 확진자 일행 접촉자가 기존 119명에서 40명 늘어난 159명으로 현재까지 파악된다고 밝혔다. 대부분 이들 일행이 둘째날 방문한 뷔페와 항공기 내 접촉자들이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경기도 안양과 군포시 12개 교회 목사 부부 등 25명은 지난 25~27일 제주를 여행했다.
이후 29일부터 증상을 느낀 A씨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는 등 현재까지 여행객 25명 중 6명이 잇따라 확진자로 분류됐다. 여행을 오지 않은 가족 3명도 확진자 1명으로부터 감염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2박3일간 제주지역 관광지와 음식점, 카페, 숙박시설 등 20여곳을 방문했다.
확진자 6명 중 가장 이른 증상 발현 시기는 27일이다. 이들은 제주 여행중 한 차량에 탑승한 사람들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일단 제주도는 6명의 확진자 중 제주 여행 마지막 날인 27일 유증상자가 처음 발생했고 같은 차량을 탄 사람들만 확진 판정을 받은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이 제주에서 감염되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행 중 한 명이 25일 이전 감염된 상태로 제주로 와 잠복기를 거쳐 증상 발현이 시작됐고 동승자들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따라 25~26일을 이들에 의한 제주 전파 가능성이 가장 큰 시기로 판단하고 있다.
제주도 감염병관리지원단 관계자는 “25~26일이 핵심인 만큼 이 기간 이들 단체 여행객과 동선이 겹치는 도민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보건소로 연락해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제주에서는 20일간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데다 내국인 관광객 수가 하루 3만명 내외로 지난해 75% 수준까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자리해왔다.
정부와 지자체의 내수부양책(긴급재난지원금) 마련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치는 더 컸다.
실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중소벤처기업부의 위탁으로 지난 달 18~22일 전국 소상공인 2400명과 전통시장 1300곳을 대상으로 2020년 5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제주지역 소상공인들의 경기체감지수는 4월 62.3에서 5월 87.0으로 24.7포인트가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통시장도 4월 83.0에서 5월 107.4로 BSI지수(소상공인 체감경기 지수)가 100을 넘기며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하지만 지난 30일 제주 15번째 확진자(미국 입국 30대 여성) 발생에 이어 군포·안양 확진자들의 제주 여행 소식이 전해지자 관광업을 중심으로 한 소상공인들은 다시 한숨을 내쉬고 있다.
애월읍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장모(41)씨는 “제주지역에 코로나19 소식이 나올 때마다 예약이 취소되고 문의 전화가 뚝 끊긴다”며 “코로나 정국에 가게를 홍보하기도 애매하고, 언제면 끝날 지 답답하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제주지역 공공시설과 공영 관광지 시범 개방도 당초 4일에서 18일로 2주 더 미뤄진다.
제주도는 앞서 공공이 운영하는 미술관, 도서관, 실내 공영관광지 등에 대해 단계적 개방 방침을 세웠으나 지난 주말 도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확진자 방문이라는 변수가 발생함에 따라 방역 최우선 관점에서 긴장 태세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따라 오는 4일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 시범운영은 1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오는 22일로 잠정 예상 중인 완전 개방은 7월 6일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