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한 ROTC 동기 뜻 잇길” 폐암 투병 교수의 감동 기부

입력 2020-06-01 14:31
충남대 환경공학과 현재혁 교수. 충남대 제공

폐암 투병 중인 충남대 교수가 순국 40주기를 맞은 학군사관 후보생(ROTC) 동기를 기리며 발전기금을 기부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일 충남대에 따르면 환경공학과 현재혁 교수가 최근 충남대 ROTC에 발전기금 600만원을 기부했다.

현 교수는 올해 순국 40주기를 맞은 고(故) 권영주 중위의 ROTC 17기 동기다.

권 중위는 충남대 정밀기계공학과 졸업 후 ROTC 17기로 임관했다. 그는 1980년 2월 9일 육군 3군단 전차대대 소대장 임무 수행 중 발생한 전차 추락사고에서 부대원 4명을 구하고 장렬히 산화했다.

중위가 1979년 대학을 졸업한 직후 곧바로 임관, 이듬해 불의의 사고로 순직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사실 직접 만난 적은 없다.

하지만 현 교수는 권 중위의 추모 행사에 참여하는 등 동기로서의 ‘의리’를 지키며 꾸준히 인연을 이어왔다.

1993년부터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로 재직해 온 현 교수는 지난 2018년 환경공학과 30주년을 맞아 2000만원의 발전기금을 기부하는 등 총 3000여만원의 발전기금을 기부했다.

현재 폐암 투병 중인 그는 오는 8월 명예퇴직을 앞두고 있다.

현 교수는 권 중위의 순국 40주기를 맞아 그의 살신성인 정신을 되새기고, 충남대 ROTC가 자긍심을 갖고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부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현재혁 교수는 “ROTC 동기인 권영주 중위를 만나거나 직접적인 인연을 맺지는 않았지만, 그의 모교인 충남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 항상 자부심을 느꼈다”며 “충남대 ROTC 후배들이 권 중위의 정신을 계승해 당당한 호국간성(護國干城)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