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NC의 기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지 기다리면서 에이스 구창모(23)의 투구를 지켜보는 건 약속된 시청 일정이 됐다.”
지난 25일 미국 ESPN에서 한 이 코멘트가 현재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에이스 구창모의 꺾일 줄 모르는 기세를 가장 잘 설명한다. NC와 구창모는 뒤늦게 시작된 2020 시즌의 첫 달을 완벽한 모습으로 마무리했다.
NC는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방문 경기에서 18대 7의 대승을 거뒀다. 선두 NC는 삼성에 초반 2연패를 당하며 주춤하는 모습이었지만, 결국 5월 마지막 날 21안타(3홈런)를 몰아치는 압도적인 전력을 선보이며 18승(5패)으로 기분 좋게 시리즈 일정을 마쳤다.
NC의 초반 기세는 기록으로도 나타난다. 리그 장타율 1위(0.480) 출루율 1위(0.370) 타율 3위(0.296)의 공격력도 막강하지만, 평균자책점 1위(3.73)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위(1.30)로 투수들도 대부분 제 몫을 다 해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NC 타자들은 3회와 6회를 제외하곤 매 이닝 점수를 냈다. 포수 김태군은 3연타석 2루타를 기록하며 6타수 3안타 4타점 1득점으로 ‘압도적’인 경기를 해냈다. 에런 알테어와 권희동도 나란히 3점 홈런을 때려내며 각각 5타스 3안타 4타점 2득점, 6타수 5안타 4타점 4득점으로 신들린 타격감을 선보였다.
투수 구창모는 왜 자신이 NC의 에이스인지를 몸소 증명했다. 5회 1아웃 이후 삼성 타일러 살라디노에 볼넷을 허용하기 전까지 구창모는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6회 1사 후 김응민에 허용한 내야 안타는 이날 구창모가 유일하게 허용한 안타였을 정도로, 구창모는 완벽한 피칭을 했다.
6이닝 1피안타 6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4승(무패) 째를 올린 구창모는 알칸타라(두산 베어스), 요키시(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외에도 평균자책점 1위(0.51) 탈삼진 1위(38개) 등 대다수의 지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구창모는 뜨거운 한 달을 보냈다.
NC의 기세는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달 첫째 주에 만나는 팀이 SK 와이번스(9위·7승 16패)와 10위 한화 이글스(7승 17패)다. SK는 최근 흐름이 좋지만 NC와 지난달 3연전 맞대결에서 스윕을 당한 전적이 있다. 한화는 투타 모두에서 난조를 보이며 현재 8연패 수렁에 빠져있는 상태다.
28일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는 “구창모가 얼마나 대단한지 그 진가를 알아보기 위해 많은 정보와 숫자가 필요하진 않다. 노트와 펜도 필요 없다. 상대 타자들에게 그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구창모의 활약상을 전했다. 6일 한화전에 등판할 것으로 보이는 구창모가 ‘완벽투 릴레이’를 언제까지 이어갈지에도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