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구미사업장 TV생산라인 해외이전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구미지역사회가 대구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구미의 문제를 대구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미경실련과 대구경실련은 1일 대구시청 앞에서 LG전자 구미사업장 TV생산라인 일부 해외이전에 따른 구미 위기를 대구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LG전자 본사가 최근 구미사업장 6개 라인 중 2개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한다고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구미경실련 관계자는 “현장 직원들에게 전달한 노사합의 내용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인도네시아 3개 라인 이전, 폴란드 1개 라인 이전 등 4개 라인 해외 이전이라고 돼있었다”며 “구미에 남는 2개 라인은 연구·개발(R&D) 중심 라인인데 최근 연구·개발 라인을 평택 공장으로 모으고 있는 LG전자 추세를 볼 때 남은 라인도 평택으로 이전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라인 이전으로 정규직, 사내 외주업체, 협력업체 직원 등 1000명 안팎의 실직자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미지역사회가 이 문제에 민감한 것은 최근 구미지역경제 때문이다. 구미공단 수출 급감, 공장 가동률 전국 최하위권, 지난해 일자리 감소 전국 1위, 실업률 증가, 인구 감소 등 어려운 상황이라 충격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구미경실련은 대구와 구미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구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대구시민 5만∼8만명이 구미공단과 구미지역 업체로 출퇴근하고 연간 1조2000억원 안팎의 구미시 현금이 대구로 유입돼 대구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2023년 경산~대구~구미 대구권광역철도가 개통돼 ‘대구-구미 동일생활권’ 시대가 열리기 때문에 구미공단은 단순히 구미에 있는 공단이 아니라 ‘대구생활권 구미공단’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LG 측에 해외이전에 따른 대체투자를 촉구하는 일에 대구시와 대구 정치권이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구미경실련은 경제 위기 극복과 동일생활권 시대 대비를 위한 ‘대구-구미 경제동맹’ ‘대구-구미 문화교류협약’을 대구에 제안하기도 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