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가 최근 공개한 비정규 무료 음반인 믹스테이프 수록곡에 미국 사이비 종교 교주 제임스 워런 짐 존스의 육성이 사용돼 논란이 일자 소속사는 해당 부분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슈가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슈가가 최근 공개한 믹스테이프 ‘D-2'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 도입부에 들어간 목소리가 미국 사이비 교주 짐 존스의 연설인지 알지 못했다”며 “해당 연설은 노래를 작업한 프로듀서가 연설자가 누군지 모르고 곡 전체의 분위기를 고려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빅히트는 이어 “회사는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내용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했지만 선정 및 검수 과정에서 내용상 부적절한 샘플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곡에 포함했다”며 “전 세계를 상대로 다양한 콘텐츠를 검수하는 자체 프로세스를 통해 사회, 문화, 역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을 확인하고 있지만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대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경우엔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이와 관련된 역사적, 사회적 상황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고 한 빅히트는 “이로인해 상처받았거나 불편함을 느낀 분들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 문제점을 확인한 후 해당 부분을 즉각 삭제해 재발매했다”고 사과했다. 빅히트는 또 “아티스트 본인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며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슈가는 ‘어거스트 디’라는 활동명으로 지난달 22일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를 발표했다. 여기엔 10곡이 수록됐다. 이중 ‘어떻게 생각해’ 라는 곡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자신이 일궈온 성과를 돌아보는 내용의 이 곡엔 헤이터들을 저격하는 가사가 포함됐다. 문제는 도입부에 ‘당신은 죽더라도 살 것이다. 살아서 믿는자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는 내용의 영어 연설이 15초 가량 샘플링됐다는 것이다.
해당 연설은 ‘존스타운 대학살’을 일으킨 사이비 교주 짐 존스의 육성이다. 짐 존스는 1955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인민사원(Peoples Temple)이라는 사이비 종교를 창시한 인물이다. 1977년 신도들을 남미 국가인 가이아나로 이주시킨 뒤 강제노동과 학대를 일삼았으며 이듬해 어린이를 포함한 900여 명에게 음독을 강요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짐 존스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짐 존스의 육성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자 팬들 사이에선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물의 목소리를 노래에 싣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팬들은 트위터와 SNS 등을 통해 ‘#슈가_짐존스_어떻게 생각해’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피드백을 요구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믹스테이프 ‘D-2’는 발매 직후 세계 80개 국가 및 지역 아이튠스 ‘톱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미국 빌보드와 함께 양대 팝 차트로 통하는 영국 오피셜 차트 ‘톱 100’에서 한국 솔로 가수로는 최고인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